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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회 목포전국국악경연대회 


 촬영 메모
 나는 진도 사람이다. 진도 사람들이 다 그런 것처럼 나도 어릴 때 동네마다 한 명씩은 있었던 특출난 상쇠와 소리꾼이 부르는 만가와 꽹과리 북소리를 듣고 자랐다. 그래서인지 길가다가도 판소리 북소리만 들으면 호흡이 빨라지고 이내 소리 쪽으로 발걸음이 돌아선다. 이번 목포 국악 경연대회 내 발걸음 출발도 거기에 있었다. 카메라를 메고 갔다. 국악 전공 학생들과 전문 국악인들의 주 대회인 이번 국악경연에서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 행복한 생활 국악인들과 미래 국악인의 꿈을 키우고 있는 어린 학생들의 야무지고 서툴고 틀린 애절한 눈빛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국악 발전은 이런 생활 속 국악인과 앞으로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의 저변층이 얼마나 두텁나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국악계가 고전한다고 했다.) 사진 찍어 전달할 방법도 딱히 없지만 이들을 조명하고 싶었다. 또 다른 진정한 대회 주인공들은 이들이다. 한 걸음 더해 지난 1년 동안 내가 국악 현장에서 봐왔던 것을 정리해서 국악계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오직 국악과 소리에 대한 애정으로 무대에 서는 무명의 국악사랑 사람들과 어린 학생들의 꿈 담은 눈빛을 보자’라는 메시지이다. 계속 되는 국악계의 고수된 폐쇄성은 자멸의 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족하고 미력해서 며칠을 두고 고민한 사진과 글이지만 그래도 몇몇에게는 ‘환기’ 쯤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한겨레 신문 곽윤섭 선임기자께서 사진 편집을 수고해 주셨다. 이 자리를 빌려 곽윤섭 선임기자께 감사말을 전한다. 
 
 #1
지난 11월 3일~4일에 예향의 도시 목포에서 제30회 목포전국국악경연대회(대회장 나연주 한국국악협회목포지부장)가 목포문화예술회관 공연장에서 열렸다.
 
 기악, 고법, 무용, 판소리로 나눠 학생, 신인부, 일반부, 명고부, 명무부, 명창부 예선ㆍ본선을 2일 동안 목포 문화예술회관 대강당 및 이매방살풀이춤 전수관에서 성대히 개최되었다.
 
 이번 목포전국국악경연대회의 하이라이트이라 할 수 있는 명창부는 김수경(광주, 고수 한수산) 유재순(서울, 고수 김태영) 김보곤(하동, 고수 장보영) 세 명이 본선에 올랐다.
 
 본선 첫 무대에 오른 김수경이 대통같이 쭉쭉 뻗은 호탕함으로 이어지다 추풍낙엽 한발 뒤돌아본 사이 뒤 따라나선 두 노익장 유재순과 김보곤은 한발한발 걸어온 잰걸음으로 행장을 그만 마무리해버렸다. 최고 소리꾼 영예 대통령상은 김보곤에게 돌아갔다. 또 한 명의 명창의 이름 불리는 순간이었다.
 
 소리꾼을 밀고 끌며 관객을 이어주는 고수들의 반주도 명불허전이었는데 한수산(제35회 전국고수대회 대통령상 수상) 고수는 31살 젊은 나이답지 않게 북채는 치는 것이 아니고 대는 것이라는 스승 추정남류 고법을 그대로 이어받은 군더기 없이 깔끔한 정중동이었다. (아니면 균형을 잡으려는 두 젊은 소리꾼과 고수의 물밑 사랑인지 모르겠다)면 장보영(제31회 전국고수대회 대통령상 수상) 고수는 장비의 호탕한 기상과 두발 들어 포효하는 호랑이 형상을 그리다가도 소리꾼 소리를 담 넘나들며 놀게 하는 여유로움을 잃지 않았고 마지막 김태영(제38회 전국고수대회 대통령 수상)은 안정된 자세를 바탕으로 강약조절과 적절한 변주 가락으로 한 추임새로 유재순 소리꾼과 탁월한 호흡 능력을 보여주었다. 그의 북은 봄 여름 겨울 소리와 가을소리로 품었다 놓았다 우주를 담은 울림이었다.
 
 세 고수는 우리나라 명고수의 경연 전통 전주 전국고수대회 31회, 35회, 38회 대통령상을 수상한 대명고수들이다. 또 판소리고법 거목 해남 추계 추정남 선생의 제자들이고 그의 영향력에는 고수들이다. 본선에 오른 명창들 경연 뒤 고수들의 자존심 한판 묘미가 여기에 있었다.
 
 지난 2018년 한 해 동안 단순하고 멋없다는 편견에도 묵묵히 ‘판소리 고법’을 꾸준히 찍어왔던 것은 누군가는 판소리 고법에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과 후학 양성ㆍ무대에서 기량ㆍ사회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각자 자리에서의 역할 등 고려할 때 충청도 출신으로 국악의 불모지라 할 수 있는 경상도에서 판소리고법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는 경남도무형문화재 제8호 서천 판소리 준 보유자 이용희선생(2015년 순천팔마고수대회 대통령상수상)과 해남 추정남선생의 유일한 전승제자이며 제25회 전국고수대회 대통령상을 수상한 무안 서장식 선생을 포함하여 앞으로 우리나라 판소리 고법 천하 드라마가 이들에게 있겠다는 호기심이었다. 이 글 연재가 국악경연임에도 불구하고 고수를 길게 나열한 이유다.
 
 본 대회가 다 끝나고 한시름 놓은 이번 대회장인 나연주 한국국악협회목포지부장은 상기된 체 마이크를 잡고 열악한 국악 현실에 목포전국국악경연대회가 30회까지 온 것은 유독 국악 사랑ㆍ판소리 사랑이 남다른 목포시민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후배 육성을 마다하지 않는 국악 지도자들와 학무모들의 공으로 돌렸다.
 
 그는 또 매년 후배들의 수상을 지켜보면서도 ‘그 恨 소리’를 포기하지 못하고 무대에 섰던 김보곤 선생이 이번 대통령상을 수상할 때 눈물을 훔쳤다. 감동이였다. 나연주 지부장은 ‘김보곤 명창 들’ 같은 무명의 소리꾼들과 무대를 같이 해온 30년 세월이 감회가 남달랐을 것이다. 현장에 있던 국악인과 관객 모두는 나연주 지부장에게 그동안 수고와 감사에 박수를 보냈다.
 
 진도 이은숙선생도 몇 번인지 모를 도전에 춘향가 중 ‘쑥대머리’로 판소리 신인부 1등을 했다. 우리 소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아니고는 가름할 수 없는 시간들이다.
 
 또 이번 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 수상으로 명창 반열에 오른 경상도 하동 김보곤 선생이 주목받는 이유가 상대적으로 국악 인구가 적은 경상도 국악인이라는 점이다. 이는 그동안 국악계의 폭넓은 교류와 저변 확대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김보곤 선생 이번 대통령상 수상 예처럼 여러 지역에서 국악에 관심을 갖고 또 전문 국악인들은 전통을 지키면서도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이 우리 국악이 살아남은 하나의 방향이 될 것이다.
 
 우리가 살아온 삶이 베여있고 우리의 정체성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것 하나가 국악이라면 중앙정부와 각 지자체는 ‘우리 것, 국악 생존’이란 긴 호흡으로 보고 제도적인 장치와 현실에 맞는 지원이 필요하겠다.
 
 더불어서 이제쯤 국악인들도 기존 국악계를 스스로 뒤돌아 보고 정리하는 냉철한 시간과 앞으로 국악계의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아니면 국악계의 고수(固守)된 폐쇄성은 스스로 자멸하는 소리파고스가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공연 마무리 축하 무대는 작년도 대통령 수상자 채원영 명창의 판소리 심청가 한 대목과 공정애 선생의 지전춤ㆍ박경랑 선생의 소반춤 등으로 마무리했다.
 
 객석과 무대는 목포와 전국에서 찾아온 국악 관계자와 학생들 포함 후배 국악인들의 소리 사랑 국악 사랑으로 예향 목포 가을밤 국악 향연은 깊어갔다. 
 
 
 #2
 제30회 목포전국국악경연대회 판소리 명창부 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하여 명창 반열에 오른 김보곤(하동, 61세, 지리산 청학동 몽양당예절학교 원장) 명창은 심청가 중 ‘곽씨 부인 유언하는 대목’을 15분여 동안 했다. 김 명창은 지리산 깊은 산속 이슬 머금고 자란 참대같이 이상 이하를 다쳐버리고 이어지는 소리로 우아하고 기품있게 가군과 청이를 두고 차마 떠나야할 곽씨 부인의 심정을 소리했다. 연륜과 저력 아니고는 흉내 낼 수 없는 무대였다.
 
 그는 애절한 가락이 특징인 강산제 보성소리 전통 박춘맹 명창에게 소리 공부를 했다.
 
 “정통 서편 보성소리 정권진ㆍ은희진ㆍ박춘맹ㆍ박지운명창에게 소리 공부를 했다. 그동안 배워온 소리를 무대에 풀어낼 수 있는 것만으로 행복하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내 소리 고저청탁으로 삼라만상을 표현하려고 했다. 내 소리의 기본은 효에 있다.” 전화로 묻는 말에 아직도 수상 감동이 묻어있는 목소리로 김보곤 명창은 답했다. 김 명창은 돌아가신 선친으로부터 소리를 듣고 자랐으며 지금은 지리산 청학동 몽양당예절학교 원장이다.  
 
 
 #3
 “(진양조) …사십 후에 낳은 자식, 젖 한 번도 못 먹이고, 얼굴도 채 모르고, 죽단 말이 웬 말이요. 이일 저 일을 생각하니, 멀고 먼 황천길은, 눈물 겨워 어이 가며, 앞이 막혀 어이 가리. 여보시오 가군님. 뒷마을 귀덕어미, 정친하게 지냈으니, 저 자식을 안고 가서, 젖 좀 먹여 달라 하면, 괄시 아니 하오리다. 저 자식이 죽지 않고, 제 발로 걷거들랑, 앞을 세워 길을 물어 내 묘 앞에 찾아 오셔, 모녀상면을 하여주오. 할 말은 무궁하나, 숨이 가뻐서 못 하겠소.
 
 (중머리) 아차 아차 내 잊었소. 저 아이 이름일랑, 청(淸)이라고 불러주오. …아이고 내 자식아, 천지도 무심하고, 귀신도 야속하구나. 네가 진즉 섬기거나, 내가 조금 더 살거나, 너 낳자 나 죽어니, 가이없는 궁천지통을 너로 하여금 품게 되니, 죽는 어미 산 자식이, 생사 간에 무슨 죄냐, 내 젖 망종 많이 먹어라. 손길을 스르르 놓고, 한숨지어 부는 바람, 삽삽비풍 되어 불고, 눈물 맺혀 오는 비는 소소세우 되었어라. 포깍질 두세 번에, 숨이 더럭 지는구나.
 
 (심청가 - 곽씨 부인 유언대목 중에서) 


  

 김형호 작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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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찍고 찍히는 일련 과정인 ‘그 교감’의 매력에 빠져있다.
 에릭 클랩튼과 유서프 카쉬 파블로 카잘스풍 사진을 좋아하고…. 우리 소리와 鼓法을 들으면 심장 박동과 발걸음이 빨라진다.


  ‘진도, 진도사람들’, ‘대인동, 대인동사람들’, ‘사람들 사람들’에 관심이 많다.
청소년 자살 예방, 학교 밖 청소년에 관심이 있고 내가 더 깊어지면 나이 드신 분들의 영정 사진 촬영을 위해  재능기부를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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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lswjdtjd

2018.11.29 22:54:23

무대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연습 연습의 시간을 보냈을까요?

전통을 지켜낸다는 자부심으로 이겨낸 시간이었으리라 생각됩니다.

목포전국국악경연대회 출전 모든분들께 진심으로 박수 보내드립니다^^

출전자 한 명 한 명을 놓치지 않고 사진으로 기록하신 작가님의 진정성이 대단하십니다

감동했습니다.  

크로바

2018.11.30 10:30:48

김형호 작가님 덕분에 우리 뿌리를 지키는 소중한 무대의 귀한 사진을 봅니다.

고생하셨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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