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마다 사진이 반짝반짝

사진마을 2018.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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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006.JPG sd007.JPG » 개회사를 하고 있는 이인식 대회장(왼쪽)과 안성용 소장. sd008.JPG » 참가 작가들과 내빈들의 기념사진.



 
 

제2회 '사진의 섬 송도' 열려

더 다양해진 사진, 사진가들

진지하거나 재미있거나

만들어 찍거나 그냥 찍거나
                                                                                             제1회 사진의 섬 송도 기사 바로가기 
제2회 ‘사진의 섬 송도’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2박3일에 걸쳐 포항송도 코모도호텔에서 열렸다. 지난해와 같이 40여 개의 방에 작가들이 한 방씩 차지하고 들어가 객실 내부 이곳저곳에 사진을 설치하거나 걸어서 관객과 만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5일 저녁 개막식행사가 먼저 열렸는데 지난해엔 호텔 바깥마당에서 음악회 형식으로 이루어졌으나 올핸 호텔 1층 연회장이란 점이 달랐다. 이날은 태풍 콩레이가 제주도를 거쳐 포항 쪽으로 지나가는 순간이었으니 비도 오고 바람이 불었으므로 호텔 마당에서 하지 않았던 것은 ‘신의 한 수’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진으로 참가하고 있는 이인식 작가가 대회장을 맡아 개회사를 했다. 사협 포항시 지부장 권순종씨와 포항침례교회 담임목사 조근식씨가 축사를 했으며 안병국 전  시의원과 박창호 정의당 경북도당 위원장이 각각 격려사를 했다. 이어서 이번 ‘사진의 섬 송도’ 행사에 참가하는 주인공인 사진작가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불러주고 스크린에 대표작을 띄우는 방식으로 소개했다.
 
   개막식 행사를 하기 전에 미리 방들을 훑어봤기 때문에 점 찍어 둔 몇몇 작품을 중심으로 객실 탐방에 나섰다. 그러나 작가가 잠깐 방을 비우는 경우도 있어서 생각했던 작가들을 모두 만날 순 없었고 여기에 소개하는 작가들이 전체 40여 작가들을 대표하는 것도 아니며 순서 또한 어떤 기준도 없음을 미리 밝힌다.



sd009.JPG » 정광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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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광수 작가
 -연을 찍으셨다. 어떤 특색이 있는가?
  나는 연을 표현했다. 선명하게 하지 않고 몽환적으로. 안개 속에 연이 누워있는 것으로 표현했다. 보는 사람들이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원래 미술이라면 재현하는 것이었는데 카메라가 태어나서 화가들은 그림을 다르게 그리기 시작한 것 아니냐. 사진작가들도 의도가 담겨 있는 표현물로 만들어가자는 것이 나의 의도이다. 흰 안개가 끼어있는 속에서 연이 피어나는 모습, 아침 이슬이 몽롱하게 빛을 발하는 모습들이다. 후보정으로 안개를 조금 더 부각시켜줬다. 형상 자체는 실제다. 이른 아침엔 물안개가 있으니 거의 다 여명에 찍었다고 보면 된다.
  연을 찍을 수 있는 것은 1년에 몇 달 안된다. 6월 말부터 9월 말까지. 연꽃이 있고 연잎이 있고 나중엔 연밥으로 바뀐다. 공존한다. 마지막엔 연밥에 있는 연씨까지 모두 떨어진다. 겨울이 되면 시들어 물속으로 빠진다. 인간이 모든 것을 벗고 시들어가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어떤 연밭에서 촬영하는가?
 “경주 보문정도 있고 강원도 영월에도 있는데 사실은 연이 많이 핀 곳에선 사진이 되질 않는다. 처음에 연못이 형성이 될 때 가야한다. 단독으로 형성이 되어야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한 송이를 심으면 몇 년 안에 빽빽하게 자란다. 그럼 사진 작업을 못한다. 마땅한 장소를 찾고 나면 촬영 전에 가슴까지 오는 장화를 신고 연못 청소부터 한다. 찍었을 때 지저분하게 보일 것을 미리 치운다. 그러니 녹조도 걷어낸다.”
 
 -본인은 현재 전업작가인가?
 “굳이 말하라면 포토마추어라고 하겠다. 아마추어도 아니고 프로도 아닌 그런 단계다. 프로에 근접하는 나만의 표현을 하려고 한다. 나는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노후에 취미활동, 삶을 윤택하게 하는 활동으로 사진을 택했다. 취미로 시작했는데 사진을 찍는 단계만으로는  작품이 되질 않는다. 인화를 해야 하고 액자까지 해야지 작품이라고 할 것이다. 그래서 스튜디오를 하나 차렸다. 출력하는 인화기도 갖췄다. 큰 인화도 가능하다. 한 10년 남았지만 고희기념 사진전을 하려고 한다. 아직 개인전 욕심이 없다. 이제 겨우 변하고 있는 단계다. 1년 전의 나와 비교하면 지금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낀다. 또 1년 후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그러므로 지금이 완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궁극적인 목표는 나만의 사진으로 가는 것이다. 그래 지금 컴퓨터 그래픽, 후보정, 인화지의 선택부터 이것 저것 다 알아가는 과정이다. 모든 것을 실험해보고 있다. 어떤 사진은 파인아트지에 맞고 어떤 사진은 한지에 맞다. 인화지에 펄이 얼마나 들어있는지에 따라 확확 결과물이 달라진다. 반광택 중에서도 여러 등급이 있다.”
 


sd011.JPG » 이다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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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다나 작가
 -굉장히 특이하다. 목각인형들이 뭔가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시리즈의 제목은 ‘시간의 거리’이며 부제는 욕망이다. 포항에서도 구룡포나 송도 사람들은 특징이 다르다. ‘내가 송도에서 왔다’라고 하지 ‘포항에서 왔다’라고 하지 않는다. 포항 송도엔 유난히 다방이 많았다. 화가 이창연이 포항을 표현한 곳이다. 다방 아가씨가 스쿠터를 타고 가는 장면……. 나는 그것을 목각인형으로 표현해봤다. 아 목각인형은 내가 만든 것이 아니고 샀다. 저마저도 딱 내 컨셉에 맞는 것을 구하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서각을 하시는 분이 글씨까지 꼭 직접 써야하는 것은 아니다. 나무판을 조각칼로 파내는 것만 잘해도 된다. 이번 시리즈에서 목각인형은 도구로 쓴 것이다. 사진 시작한 지 한 25년 된 것 같다. 원래 대구에서 사진을 시작했는데 결혼 예물로  딴거 말고 니콘 F4를 사달라고 했다. 그런데 대구에서 풍경을 찍어봤더니 안 맞더라, 그러다 정확히 21년 전에 포항으로 왔고 안성용 소장 등을 만났다. 맞는 사람들을 만난 것이다. 인형으로 하는 시리즈는 이번이 네 번째다.”


sd012.JPG » 한병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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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병하 작가
 -언제부터 사진을 했나?
 “내가 대학교를 기계과 나오고 대학원에선 전자공학을 공부했다. 사진은 중고등학교 때 카메라 선물 받아서 대학교 때 좀 찍었고 직장 다니면서도 계속 했다. 그땐 주변에 있는 일상들을 기록하고 다니는 것이 좋았다. 그러다가 사진을 제대로 찍고 싶어서 관두고 나왔다. 대학까진 재미였다. 지금은…. 작가라고 말을 해야겠지? 사진을 주로 하고 있으니.”
 -그럼 전업작가인가?
 “전업으로 사진을 한다. 그런데 생계수단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사진을 전시하면 가끔 판매가 되긴 하지만 수입보다는 늘 지출이 더 크다. 힘들게 힘들게 하고 있다. 1년 중에 절반 이상은 일본에 머무르면서 사진작업을 한다. 처음에 도쿄에 있었는데 대지진이 났다. 일본 사람들도 처음 겪는 큰 지진이었는데 나도 참 많이 놀랐다. 그러고는 오사카로 옮겼다. 거기를 거점으로 해서 홋카이도도 가고 한다. 1년에 두세 번은 유럽에 간다. 일본 규슈의 작은 섬 야큐시마에 7년 전에 처음 가봤는데 섬의 분위기가 참 좋다. 섬 자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원시림이 남아있다.”
 -이번 전시하는 사진은 어떤 것인가? 그동안 뭘 찍어왔을까?
 “이것은 ‘포레스트 레인’ 시리즈다. 사진을 본격적으로 한 것은 한 15년 되었나. 원래 본가는 대구다. 달성습지를 오래 찍었다. 4대강 사업 하면서 습지가 변해서 그 후론 안가게 되었다. 주위에 사라져가는 것들에 관심이 있었다. 주위의 일상적인 것이 모두 소재가 된다. 지금은 현재지만 미래엔 과거가 된다. 그런 것에 관심이 많다. 달성습지를 하기 전에는 대구 시지동을 찍었다. 지금은 개발이 많이 되었다. 예를 들어 고모역의 경우 초등학교 친구 아버님이 고모역에서 근무하셨다. 내가 군대 제대하고 오니 고모역에 기차가 더 이상 서지 않더라. 친구 아버님은 고모역의 마지막 역장으로 근무하시더라. 이 모든 것을 다 찍어뒀다. 나중엔 고모역이 소방서로 변했다. 이 또한 기록했는데 아직 발표는 하지 않았다.
 -일본으로 건너간 계기가 있나?
 “달성습지를 오랫동안 자주 갔었다. 어마어마하게 필름으로 많이 찍었다. 그런데 한국에선 크게 알아주는 사람이 없었다. 모리야마 다이도 등 일본 사진가의 전시를 일본에서 볼 기회가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내 사진들을 그분들이 볼 일이 생겼다. 그런데 ‘이거 일본에서도 잘 하지 않는 작업인데 보기 좋다. 전시를 한번 하면 어떻겠나?’라고 해서 생애 첫 전시를 일본에서 하게 되었다. 달성습지를 전시하려다가 그것보다는 내가 일본에서 찍은 사진들이 좋겠다 싶었다. 일본인들은 일상적이라서 찍지 않는 것들. 예를 들어 나는 (일본에선) 외국인이니 집도 작고 차도 작고 이런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게 일본사람들에겐 신기했던 모양이다. 그러면서 내가 처음 일본여행을 하면서 찍은 것을 전시하게 되었다. 그 사람들은 (내 사진이) 별거 아닌데도 이해를 해주고 하더라. 일본사람들의 오픈마인드가 느껴졌다. 아는 사람도 생기도 아는 작가도 생기고 그래서 재미가 붙었다. 그러다 유명 작가가 나를 다른 곳에 소개도 시켜주고 하니까 일본에서 전시를 몇 번인가 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일본 덕분에 프랑스 파리까지 가게 되었다. 그곳에선 한국 작가들 거의 모른다. 그래서 5년 전부터 유럽에서 내 사진이 팔리게 되면 이름을 영어가 아닌 한글로 쓰고 있다. 이게 글자냐? 이게 이름이냐? 신기해하면서 좋아하더라.”
 -어떤 사진이 팔리는가?
 “그냥 일본의 작은 풍경 사진들이다. 유럽 사람들 눈에 생소하게 보이는 조금은 예쁜 사진이 팔린다. 내가 추구하는 덜 예쁜 사진은 사람들이 집에 걸기가 좀 그렇지 않겠는가? 하지만 내가 늘 예쁜 것만 찍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예쁜 게 뭐냐고? 내 생각엔 사람들에게 큰 거부감이 없는 그런 것들이다.”
 -코카콜라 사진이 눈에 띈다.
 “콜라를 좋아한다기보다는 빨간 색깔의 느낌이 내 눈에 들어왔다. 자판기만 있다면 별로였을 것인데 주변과 같이 있다 보니 아무래도……. 그런 느낌이다. 달성습지를 찍을 때 숲에서 구름을 보면 마음이 편해졌다. 그런데 구름을 찍을 땐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내 마음대로 안되는 것을 마음대로 찍는 것을 시도했다. 무슨 말이냐면 스튜디오에선 내 마음대로 안되면 다시 하면 된다. 그런데 습지 같은 자연 환경에선 그게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습지를 찍어봤다.”
 -한병하 작가의 사진은 다른 사람들과 뭐가 다른가?
 “여기 전시하는 것은 모두 필름으로 찍었고 두 장 빼곤 모두 아날로그 인화다. 암실에서 확대기 작업한 것이다. 암실에서도 색 조절을 하긴 하지만 디지털 후보정만큼은 되질 않는다. 나는 내가 본 그대로를 최대한 옮기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 생각한다. 그게 안되니까 (다른 사람들은) 사진에 뭘 그려놓고 하는 것이다. 나는 최대한 있는 그대로.”
 -다른 사람이 그 장소에 가서 똑같이 찍는다면?
 “그 작가가 추구한 정신이 사진 속에 묻어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내가 달성습지를 한 10년 했는데 다른 사람이 그 습지에 가서 한두 번 찍는다고 해서 같은 것은 아니다. 비슷하게 찍을 수 있겠지만 전체 작업을 쭉 펼쳐놓고 보면 느낌이나 힘이 같을 수 없다. 시간을 가지고 힘을 키워서 그런 것을 추구한다. 따라한다고 해서 오리지널을 능가하긴 쉽지 않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앞으로의 희망은 무엇인가?
 “죽을 때까지 즐겁게 사진을 찍으면 좋겠다. 찍을 때도, 인화할 때도, 전시할 때도 모두 재미있다. 오랫동안 할 수 있으면 좋겠다.


sd010.JPG » 박양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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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양채 작가
 -어떤 사진을 추구하는가?
 “그림 같은 사진, 회화적인 느낌을 내기 위해 노력한다. 수채화 같은 느낌이 나는 사진이 좋다. 사진 시작한 지 한 10년은 된 것 같은데 처음엔 그런 개념 없이 시작했었다. 지금은 뭔가 보여주는 것, 이야기가 흘러나올 만한 것, 평화로운 느낌…. 이런 것을 추구하고 있다.”


sd013.JPG » 지용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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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용철 작가
 -목련만 가지고 전시를 했다. 설명을 부탁드린다.
 “우리나라에서 목련이라고 부르는 것은 대부분 백목련인데 중국에서 온 것이다. 우리 목련은 산목련인데 10에서 15미터까지 자라는 큰 나무다. 어쨌든 나는 목련을 찍자고 마음먹은 것이 6년쯤 되었다. 6년 전에 개인적으로 아픔이 있었다. 그래서 집에 바로 들어가질 못하고 겉돌았다. 아파트 주변을 겉돌았다. 아파트 근처에 목련이 많았다. 그러다가 질 때까지 계속 보게 되었다. 이게 한 번 피면 1주일에서 열흘 정도면 진다. 첫해에는 질 때만 찍었다. 집에 가기 싫어서 아파트를 산책하다가 보고 보고 한 달을 목련을 봤다. 목련의 개화는 나무마다 다르다. 빛에 따라 빨리 피고 늦게 핀다. 다른 꽃나무도 그렇겠지만 특히 목련이 심하다. 빛이 없는 곳의 목련은 다른 나무보다 한 달이나 늦게 피기도 한다. 내가 사는 곳이 청주인데 청주에 유난히 목련이 많아. 청주시의 꽃이 백목련이다. 하나의 나무 안에서도 한꺼번에 피질 않고 순서가 있더라.”
 -6년간 목련을 찍으면 지겹지 않았을까?
 “꽃이 예뻐서 찍은 것이 아니라 내 모습처럼 보였다. 엄마처럼 보이기도 하고. 처음엔 스냅사진을 찍고 다녔지 꽃을 찍을 생각도 없었다. 청주에 숲속 갤러리란 곳이 있다. 원래 도지사의 관사로 쓰던 곳인데 아주 아름다운 갤러리다. 거기서 개인전을 두 번 했다. 전시할 때 그런 생각도 했다. 나의 사진은 나의 상처인데 내가 내 아픔을 팔아야 하나…. 그렇지만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아팠을 때 내가 꽃을 보면서 안정을 찾았다. 아이들도 나도 힘들었다. 처음엔 나 같은 모습만 찍었다. 지고 있거나 시든 꽃들. 그러다 한 사오 년 찍으니까 밝은 것만 보이더라 결국엔 꽃이 아니라 내가 내 모습을 찍는 것이더라.”
 -본인은 전업작가인가?
 “아. 나는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했는데 지금은 전기일을 하고 있다. 대학 동아리 때 흑백사진을 했다. 그때도 취미이고 지금도 취미다. 2019년 봄에 인사동 나우갤러리에서 전시를 할 예정이다. 제목을 ‘꽃이 되다’로 할 것이다.”
 -청주에서 두 번 전시하고 서울에서도 전시한다면 그냥 취미는 아닌 것 같다.
 “봄에 비가 올 때 숲에서 비를 쫄딱 맞고 사진을 찍는 것은 좋아서 하는 일이다. 그게 돈 벌려고 한다면 못할 것 같다. 내가 초중고 대학을 모두 청주에서 다녔다. 이번에 포항에 온 것이 처음으로 청주를 떠난 것이다. 나에게 힘을 주고 휴식을 주고 싶다. 서울 인사동은 낯선 곳이다. 서울 사람들에게도 내 사진을 보여주고 싶다. 한 달 월급 안 받는다고 생각하고 전시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나 나에게나 치유가 되었다. 내가 찍은 것은 어찌 보면 꽃이 아니라 나 사진이다. 처음엔 떠나간 사람들의 모습이라 생각했는데 결국 내 모습이었다.”

 -청주가 아닌 다른 곳의 목련도 찍을 생각을 했을 것 같다.
 “회사에 다니다 보니 시간이 없다. 조금 일찍 퇴근해서 동네에서 찍는 정도다. 회사 근처 집 근처 어느 골목에 어떤 목련이 있는지 다 안다. 대화한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대화한다. ‘찍을게’라고 말하고 찍는다. 입구에 있는 꽃에게 ‘고마워 내년에 다시 보자’라고 했더니 얘가 말을 했다. ‘내년 봄에 그리움이 시작되는 곳으로 오라’고. 느낌이 왔다. 몇 년 지나서 그 경험을 떠올려보니 ‘왜 꽃이 말을 했지?’라고 생각한다.
 -목련을 줄기차게 찍으면 변화를 줄 방법을 찾을 노력을 할 것 같다.
 “목련이 자기 스스로 변화를 주더라. 같은 나무라도 해마다 똑같이 피지 않는다. 같은 가지라도 꽃의 구성이 달라진다. 그래서 내가 굳이 변화를 주지 않아도. 흐린 날 비 오는 날, 바람 부는 날도 찍는다. 어느 골목에 어느 목련이 있는지 다 안다. 사진만 봐도, 가지 하나만 봐도 어느 목련인지 기억할 수 있다. 사람들이 나를 놀리면서 하는 이야기가 있다. 니 얼굴로 어떻게 꽃을 찍어? 나이 드니까 꽃과 아이들이 좋아지더라. 하하”
 

sd002.JPG » 이묘순 작가(왼쪽 세번째)와 지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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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묘순 작가
 -수중사진은 얼마나 했는가?
 “3년쯤 된 것 같다. 사진도 그렇고 다이빙도 그렇고. 처음에 다이빙을 먼저 시작했는데 물속에 들어가니 너무 신비롭고 궁금한 것도 많아서 (물속) 사진을 해야겠다 싶었다.”
 -물속에서 사진 작업하는 것이 위험한 순간도 많았겠다.
 “하강조류를 만날 때는 아찔하기도 하다. 거품이 시야를 가려버리면 위험하다. 54미터까지 내려간 적도 있었다. 카메라 들고 다이빙한 것이 한 200번 될 것 같은데 아직 배울 것이 많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


sd003.JPG » 조근식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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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근식 작가
 -어떤 사진들인가?
 “이스라엘, 그리스 등지의 성지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이스라엘은 8번 다녀왔다. 여기는 갈릴리호수이고 여기는 홍해. 이건 느보산의 일몰이다. 시내산의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에서 찍은 것도 있다. 찍은 사진들을 교회에서 설교할 때 신도들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달력으로 만들기도 한다.”


sd001.JPG » 박상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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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화 작가
 -빛이 인상적이다.
 “크루즈를 타고 바다에서 영일대 해수욕장 쪽을 보면서 찍은 사진이다. 초점을 흐리게 하니 상점의 불빛이 저렇게 맺혔다. 제목은 ‘현대인’이라고 했다. 아직 사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다.”


sd014.JPG » 권기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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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기철 작가
 -제목이 ‘고요’라고 했다. 그런데 이 사진을 보면 아래위도 모르겠다. 설명을 부탁 드린다.
 “특정한 장소가 있는 것이 아니다. 특정한 대상과 상태가 아니라 그 상황에 담겨있는 고요를 표현한다. 이 작업은 전체적으로 6개월 정도 했다.”
 -지난해에도 ‘사진의 섬 송도’에 참가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가?
 “맞다 지난해에도 왔다. 그 땐 꽃 사진을 출품했는데 그때 다른 방에 가보고는 내 사진이 너무 부끄러워졌다. 그래서 한 5개월 카메라를 못 잡았다.”
 -아니 그렇다면 꽃을 찍는 다른 사람들은 어쩌란 말인가?
 “그분들은 그게 테마였는데 지난해의 꽃은 나의 테마가 아니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번 ‘고요’시리즈는 나에게 맞는 테마를 잡은 작업이다. 내가 어릴 때 수줍어서 말도 못하는 아이였다. 나의 주제는 고요다.”
 이때 권기철 작가의 지인들이 방에 들어왔기 때문에 지인들에게 권 작가의 사진에 대한 반응을 물어봤다. 다음은 지인들 이야기의 종합이다.
 “평소에 페이스북을 통해 볼 때도 그랬고 오늘 와서 보니 또 그런 것을 느끼는데 남들이 전혀 눈여겨보지 않는 것을 포착했다. 다 개성이 있다. 작가의 작품세계. 각자 해석하게 하였다. 지평선처럼 보인다. 드러날 듯 드러나지 않는다. 일제 암흑기가 보인다.”



sd015.JPG » 유소피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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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소피아 작가
 -작품 설명을 부탁한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후 엠 아이’다. 여자 나이 마흔이면 전환점을 찾게 되더라. 그래서 나도 내 사진을 보면서 나도 뭘 해볼까 생각했다. 스스로의 꿈과 희망을 투사했다. 그게 이 색깔 작업이다. 깃털 작업은 아픔이다. 결혼해도 아프고 애가 태어나도 아프다. 그러면서 아픔이 있으면 항상 빛도 있다. 깃털을 찍고 나서 신기하게 빛내림을 봤다. 그래서 이 사진이다. 가족과 함께 외국 여행했을 때 태극기를 들었다. 무슨 말이냐면 우리가 선진국에 가면 기가 죽는다. 그럴 일이 없다 싶어서 태극기를 들었다. 이것은 포항이 다섯 개의 섬으로 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죽도엔 죽도시장, 상도엔 평생교육원, 대도엔 대성당, 해도엔 문화관, 송도엔 해수욕장이 있다.”


 작가들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행사를 처음 기획했고 올해도 주관한 포항예술문화연구소의 안성용 소장의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해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올해엔 포스코에서 후원했다. 그래서 지난해보다는 조금 행사가 원활하게 꾸려졌다. 포항 송도의 옛날 사진을 모았고 몇 장이라도 전시장에 걸었다. 사진을 낸 분들에게 가족사진을 찍어주기 위해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아트나우’에서 사진집과 미술작품집을 들고 와 1층 로비에서 전시도 하고 소개도 했다. 그런 저런 변화가 생겼다.”
 -내년엔 또 다른 변화를 추구하는가?
 “내년부턴 어떻게든 경비를 더 마련해서 참가 작가들로부터 참가비를 받지 않고 진행해보려고 한다. 1회와 올해 오신 분들을 우선적으로 모실 것이다. 작년보다 올해가 조금이라도 좋아졌다. 내년엔 올해보다 조금이나마 좋아지면 그것으로 만족할 것이다. 포항시민들을 관객으로 모시기 위한 노력을 좀 더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아주 다양한 작가들이 다양한 사진을 선보였다. 다큐멘터리도 있고 포토그램도 있다. 필름으로 찍은 사진이 있고 디지털사진도 있다. 사진에만 매달리며 전업으로 활동하는 작가도 있고 퇴근 후나 주말에만 활동하는 작가도 있다. 2, 3년 찍은 사람도 있고 몇십 년을 한 사람도 있다. 후보정을 전혀 하지 않는 작가도 있고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손질하는 작가도 있다. 집 거실에 걸고 싶은 사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다양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분명하다. 자신만의 색깔을 내려는 노력이다. 그 고유성을 소재에서 찾는 작가도 있고 방식에서 찾는 작가도 있지만 어느 쪽이 더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저울질할 문제는 아니다. 또한 관객의 대중적 지지를 많이 받는 쪽이 반드시 더 우수한 작가라고 할 수도 없다. 누구는 지루하지만 의미를 추구하기 때문에 대중적 지지에 연연하지 않는다. 또 다른 누구는 가벼워 보이지만 인기가 있다. 어느 길을 선택할 것인지는 작가가 선택할 몫이다.
 포항/곽윤섭 선임 기자 kwak1027@hani.co.kr  사진/사진의 섬 송도 주최 쪽, 작가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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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언어를 찾아 나만의 소리를 찍게 청각장애 학생 사진 가르치는 손대광씨 “소리 사진 찍으려면 어떻게 할까?” 한 학생이 “지금 조용...

전시회

서울에 산다는 것은 [2]

  • 사진마을
  • | 2018.09.27

 사진가 송주원의 세 번째 개인전 ‘타원 온 더 타워’(Town on the Tower)가 서울 종로구 내수동 갤러리 정(광화문점)에서 열린다. 10월 1일...

전시회

움직이지 않으면 쏜다

  • 사진마을
  • | 2018.09.21

변순철 사진전 'Don't Move' 고은사진미술관 동양서 온 낯선 남자가 뉴욕에서 낯선 사람에게 '움직이지 마'라고 외치고 사진을 찍었다 누가 그랬...

취재

사진을 둘러싼 신화들 [1]

  • 사진마을
  • | 2018.09.17

[대구사진비엔날레 개막] 역할극, 신화 다시 쓰기 주제전, 특별전, 초대전 20개국 250 작가 1,000 작품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전역 주제전 테...

사진이 있는 수필

달나라행 비행기 [8]

  • 사진마을
  • | 2018.09.14

사진기자들은 움직이는 물체를 잘 보는 ‘동체시력’이 일반인들보다는 조금이라도 뛰어난 편이다. 또한 사진기자들은 시선의 초점을 정면에 두고 있...

전시회

우리는 '자영업자'입니다

  • 사진마을
  • | 2018.09.11

동네 밥집, 빵집, 이발소, 미장원 우리 시대 자영업자들의 현주소 김지연 작가 사진전 <자영업자> 김지연 개인전 ‘자영업자’가 11일부터 10월 3...

전시회

당신의 피안은 어디에?

  • 사진마을
  • | 2018.09.10

비가 오나 눈이 오나 10년간 주말마다 기독교 공동체 동광원 파주 분원 찾다 그곳에서 자신의 피안을 찾은 사진가 김원 사진집 <피안의 사계> 출...

전시회

지하 1,200미터 이야기

  • 사진마을
  • | 2018.09.06

   박병문 작가의 사진전 <검은 땅 막장 탄부들>이 8일부터 10월 31일까지 전주시 덕진구 여산로에 있는 갤러리 파인(Gallery Fine) (063-212-4...

전시회

모두에게 아름다운 인생을 [2]

  • 사진마을
  • | 2018.09.05

[빵수녀님, 아일랜드 골웨이 온라인 사진전] 미국동부캐나다 관구(Salesian Sisters of Saint John Bosco)로 부임하신 박현주 세실리아 수녀님(빵수...

내 인생의 사진책

오늘의 조각 어슬렁거려 어제 진실 포착

  • 사진마을
  • | 2018.09.04

내 인생의 사진책/강홍구의 <시시한 것들의 아름다움-20년 후> 서울은 언제나 과거를 소멸하는 방식으로 변모해왔다. “기억의 소멸이 미덕인 도시가...

전시회

"한국에 혼혈인이 있었다" [1]

  • 사진마을
  • | 2018.09.04

'순혈 단일민족' 편견 부끄러운 역사 기록 [한국혼혈인 26년 찍은 이재갑씨] 가수 박일준씨가 TV에서 말했다 “흰 우유 많이 먹으면 피부 하얗...

사진책

경의선 타고 80년대로 '빠꾸 오라이'

  • 사진마을
  • | 2018.08.23

사진가 김용철 35년만에 첫 사진집 1988년부터 1998년까지 '경의선' 통기타, 삶은 계란, 기차길 옆 오막살이 사진가 김용철의 사진집 ‘경의선’(...

사진이 있는 수필

앞만 보고 달려라

  • 사진마을
  • | 2018.08.10

사진이 있는 수필 #25 <인간의 굴레>, <달과 6펜스>등 널리 알려진 소설을 쓴 영국 소설가 서머싯 모음은 재치있는 명언도 여럿 남겼다. 그중엔...

취재

국회의원 300명과 밥 먹기 도전

  • 사진마을
  • | 2018.08.10

[초원복집연구회] 인터뷰 유명 정치맛집 찾아서 수다 떨기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글, 영상 그들만의 정치 아닌, 일상 속 정치  지난해 10월 1일 ...

전시회

눈물 같이 핀 배꽃

  • 사진마을
  • | 2018.08.09

김호영 작가의 개인전 ‘배꽃의 노래(梨花靜歌)’가 10일부터 서울 충무로 갤러리 브레송에서 열린다. 18일까지. 2년 전에 김호영 작가는 ‘고요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