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풍경사진을 위하여

사진마을 2018. 05. 18
조회수 2267 추천수 0

kdh01.jpg » 대관령 ©김도형



신문, 잡지에서 사진기자 생활

현직 <퀸> 사진기자 김도형씨

30년만에 첫 개인전 열어...

풍경전문작가 데뷔 선언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했고 졸업 후 사진기자가 되어 신문과 잡지에서 30년간 활동하고 있는 김도형 작가가 생애 첫 개인전 ‘풍경이 마음에게’를 연다. 5월 21일부터 28일(27일 일요일은 휴관)까지 인사동 윤갤러리.
 첫 전시를 하게 되었으니 마음이 들떠있을 것이다. 그는 산 위에 있었다. 18일 오후 인터뷰를 하려고 전화를 걸었다. 지금 전화받기 편한 시간이냐고 했더니 그렇다고 했다. 그가 다니는 잡지사에서 비교적 가까운 편인 인왕산에 산책 나왔다고 한다.
 
 -전시 축하한다. 지금 현재 몸담고 있는 매체는 어디인가?
 “여성전문지 <퀸>에서 일하고 있다.”
 
 -30여 년 기자로 일해왔는데 이번에 첫 전시를 하게 되었다. 왜 하는가?
 “대학에서 전공했고 현장에서 활동한 지도 30년 되었는데 대학 땐 졸업하기 위한 사진을 찍었고 회사에선 독자를 위한 사진을 찍었다. 이제 나이도 50을 훌쩍 넘겼고 나를 위해 내 이름 걸고 관객과 만나고 싶었다. 풍경전문사진가로 데뷔한다고 봐도 좋다. 1년 전부터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인스타그램에서 사진을 올린 지 꽤 되었는데 팔로워가 5,000명을 넘었다. 내가 올린 사진을 보고 ‘위로가 되었다. 힐링이 되었다….’ 이런 댓글이 적지 않은 것을 보면서 내 사진이 가치를 인정받는구나. 이 길을 가보자. 이런 결심을 했다.”
 
 -풍경만 하겠다는 것인가?
 “그렇다. 풍경전문사진작가다. 그것도 한국적인 풍경을 찍으려고 한다. 인터넷에서 홋카이도나 아이슬란드에서 찍은 사진을 자주 봤다. 나도 회사일로 외국 나간 적이 있으나 풍경사진을 찍기 위한 목적으로만 외국에 나간 적은 없다. 이건 내 생각인데 외국의 풍경사진은 이국적인데 동시에 이질적이더라. 그런 이유를 떠나서 한국의 풍경만 찍기에도 벅차다.”
 
 -한국의 이곳저곳을 많이 다녔을 것이다. 어떤가?
 “안 가본 데가 더 많겠지만 직업상 많이 다니긴 했다. 그런데 풍경 작가의 자세로 풍경에 임할 때와 그전에 기자로서 풍경에 임할 때가 차이가 있다. 그동안 무심코 지나온 풍경들이 아깝다. 아. 기자로 일할 땐 취재 목적에 필요한 사진만 찍게 되더라는 말이다. 어쨌든 1년 전에 작가의 길에 들어서기로 결심한 뒤부터는 풍경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계절의 변화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본다면?
 “지금 인왕산에 와있다. 회사에서 10분 거리다. 아침까지 비가 왔었다. 아카시아꽃이 떨어져 나무계단에 수북이 쌓였다. 떨어진 꽃이 더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닿는다. 이런 것이 눈에 들어온다는 뜻이다.”
 
 -보도자료에 따라온 사진을 보니 세로 사진이 더 많다. 풍경은 가로 아닌가?
 “하하하. 인스타그램에 충실하다 보니 그런 것이다. 해 본 사람은 알지만 인스타에선 세로 사진이 가장 크게 올라가고 그 다음은 정방형이다. 가로 사진은 크게 올라가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사진을 찍을 때부터 알게 모르게 세로로 찍는 경향이 생겼다.”


kdh02.jpg » 대관령 ©김도형

kdh03.jpg » 대관령 ©김도형  

kdh04.jpg » 북한산 ©김도형

kdh05.jpg » 월정사 상원사 간 숲길 ©김도형

kdh06.jpg » 철원군 대마리 ©김도형

kdh07.jpg » 통영 산양면 ©김도형
 -언제부터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초등학생 시절에 읽은 쥘 베른의 소설 ‘15소년 표류기’에서 주인공이 뱃전에서 망원경으로 먼바다를 살펴보는 삽화가 있다. 그 장면에 끌렸다. 그래서 당시 소년 잡지에 실린 광고를 보고 6,800원을 들여 크레이터망원경을 샀다. 70년대 초반이니 큰돈이었다. 어릴 때였으니 크레이터가 무슨 뜻인지도 몰랐는데 밤에 망원경으로 달을 보니 표면의 분화구가 보이더라. 놀라운 신세계였다. 중고등학생이 되었는데 계속 망원경 가지고 놀 수는 없지 않은가? 올림푸스 하프사이즈를 한 대 사서 찍기 시작했다. 고향이 경남 고성이다. 시골마을에 사진관이 하나 있었는데 미광사진관이다. 당시 사진관이란 것은 필름시절이니 필름 현상하고 사진을 인화하는 곳이었는데 주로 손님들이 맡기는 것이 소풍, 수학여행, 기념사진이다. 그런데 나는 기념사진이 아닌 것을 찍어서 자주 맡기다 보니 사진관 사장님 눈에 들었을 것이다. 고등학생 때 학교 수업 마치면 사진관에 들러는 것이 일과처럼 되었다. 그때 뭘 배우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사진관 하대표님이 많은 격려와 조언을 했다. 학생이 만져보기 어려운 마미야 같은 것도 볼 수 있었고. 사진관은 잘 버텼는데 불행히도 지난해에 문을 닫더라.”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어렸을 때부터 카메라에 관심이 있었으니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을 것 같기도 하다.
 “나로선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는데 주변에선 반대가 많았다. 시골이니까. ‘사진을 돈 들여 대학까지 가서 배운다고? 셔터만 누르면 찍히는데?’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가 그 무렵 전국적으로 주민등록증 일제 갱신기간이어서 우리 동네 미광사진관에도 손님들이 구름처럼 몰리는 것을 부친께서 보셨다. 사진과를 선택하는데 동의해주셨다.”
 
 -지금 이 무렵에 어딜 가서 뭘 찍으면 좋을지 한 군데만 추천해달라.
 “음…. 아침 물안개는 조금 타이밍이 지났지만 청송 주산지가 좋겠다. 물론 1년 사철 다 좋지만 지금 가면 신록이 반영으로 들어오는 것이 기가 막히다. 물론 아침이다.”
 
 -풍경을 잘 찍는 비결이라도 있을까?
 “나는 풍경사진을 찍으러 간다기보다는 풍경을 만나러 간다는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처음 만나는 풍경이나 자주 가서 익숙한 풍경이나 그 앞에 서면 마음이 편하다. 비결…. 모르겠다. 나는 그동안 풍경사진을 할 때 운이 좋은 편이었다. 먼 곳이든 가까운 곳이든 늘 동트기 전에 현장에 간다. 그 부지런함에 대한 보답일까? 철원 들판에서 고목을 찍을 때 하늘을 뒤덮을 듯이 많은 철새 떼가 갑자기 나타나 고목 위를 날아갔고, 강화에서 소나무를 찍을 때는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안개가 끼어 몽환적인 수묵화풍의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인터뷰를 마쳤다. 30년 사진생활을 해왔고 이제 작가로 데뷔하는 김도형 작가의 풍경을 감상하면서 한국적 풍경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도록 하자. 다음주에 전시가 시작되니 큰 크기로 30여 점의 풍경사진을 보기 위해 윤갤러리(02-738-1144)를 방문할 것을 권한다. 특히 풍경사진은 전시장 가서 봐야 하는 법이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사진/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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