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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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인연


어느 때가 되면 같이 길을 걷는 이들이 있다.
각자의 삶 속에 충실히 머물다가 또 다른 이들의 삶을 살피려 할 때마다 우린 늘 같은 길을 걷는다. 그렇게 함께 된 지 그새 24년이나 흘렀다.
 
필요한 이들을 위한 우연한 선택으로 함께 하게 된 사람들.
 
1994년 가을 즈음 우연히 지하철 선반에 놓인 일간 신문을 펼쳤다가 광고란에 실린 ‘수화교육’ 안내광고를 보게 되었다. 강한 끌림으로 바로 달려간 곳은 그 광고를 낸 조계사 내 모임 원심회.
 
수화를 배워 말 못하는 이들의 대화와 소통을 도와주려 모인 이들이 그 자리에 있었다. 1년여 동안 그들과 같이 수화교육 초급, 중급, 고급단계를 수강했고 긴 세월이 흐른 지금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종종 모여 같은 길을 걷는다. 우리의 손짓이 필요한 자리라면 어디든 함께했고 그러기 위해 같이 큰길과 골목을 걸었다.
   
긴 시간이 흐르면서 고단한 자기 삶에 겨워 예전만큼은 못해도 우리는 여전히 만남을 이루면서 같이 산책하거나 음식을 나눈다. 모이는 횟수의 틈새가 종종 길어질 때도 있지만 상관없이 안부를 묻거나 보고프다 싶으면 기꺼이 서로의 시간을 내어준다.
 
하나의 배움으로 인해 큰 인연이 된 사람들.
그 미소 고운 얼굴들이 여전히 내 곁을 채우니 그저 기쁘고 감사하기만 하다.



조희철 작가는, pho03.JPG» 조희철 작가
관악구의회 사무국 홍보팀 근무 중. 
 
그냥 직장인으로 사진가의 꿈을 향해 거닐어 본다.
내가 찍은 사진은 어떤 이가 볼 때는 아주 소소할 수도 있겠다. 
모든 것을 보여주거나 표현한다기보다는 아주 작은 부분들을 촬영한다는 마음가짐에서 출발하여 서서히 확장해 가려고 한다.
매일 사진을 찍으면서 기다림을 갖게 된다. 나에게 촬영은 보이는 시선 너머를 향해서 나아가는 것이다.
연재 제목은 ’거리에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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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섬

2018.02.08 15:27:46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참으로 깊고 넓습니다.

오랜 시간 관계의 끈을 놓지않고 있는 모습이 부럽습니다.

‘어떠한 인연’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네요.

empacho

2018.02.09 10:00:42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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