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의 꽃을 찾아서

사진마을 2017.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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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텐샨북로 8박9일

5인의 사진전, 전주 갤러시숨

오는 1월엔 서울 사진창고에서


silk001.jpg » Old town area. Kashgar, 2017 정영혁


김주희, 김민수, 김진선, 오영기, 정영혁의 5인전 ‘모아 댄 어 실크로드’(MORE THAN A SILK ROAD)가 전주시 완산구에 있는 갤러리숨에서 열리고 있다. 12월 2일(토요일)까지 열린다. 해가 바뀌면 서울 성동구에 있는 사진창고에서 열릴 예정이다.
갤러리 숨 063-220-0177 (전북 전주시 우전로 225번지 삼성안과 1층)  2017년 11월 27일~12월 2일
사진창고 02-461-3070 (서울 성동구 성수이로7길 26)  2018년 1월 20일~2월 2일 
 
 이번 전시는 이 5인이 8박9일의 일정으로 텐샨북로를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실크로드의 꽃으로 불리는 구시가지 카슈가르는 대단히 매력적인 곳이다. 이곳은 현재 중국영토이나 대단히 이국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어 사진들을 보다가 “이곳이 어딘지”를 자꾸만 잊어버리게 되는 놀라운 체험을 했다. 건축양식, 벽의 색깔이 이색적인데다가 다양한 소수민족이 더불어 살고 있고 이슬람문화와 더불어 중국 한자가 간간이 보이니 특별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의 표정도 온화하고 천진난만하여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게 놀라운 촬영지가 아닐 수 없다. 다섯 작가의 작품 한 점씩과 그들의 작가노트를 소개한다.


silk02.JPG » 김주희  
김주희
작가노트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이다’
고은 시인의 시 한 구절이 생각난다.
때론 혼자이기도
때론 함께하기도 한 장면들을 모았지만
그들 사이에 흐르는 따뜻한 온기를 표현하려 했다.
시간을 공유하고 마음을 공유하고
공기를 공유하고.
‘사람 사이’
오늘날이 silk인거 같다’
 
silk01.jpg » 김민수  
김민수
작가노트
실크로드란 1877년 독일의 지리학자인 F. 리히트호펜이란 사람이 중국에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인도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운반된 물품이 주로 비단인 것에 착안해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실크로드는 고대 동·서양을 연결하던 무역로로 총 길이 6,400km에 이른다.
실크로드는 천산산맥의 북쪽으로 가는 천산북로와 남쪽으로 가는 천산남로, 타클라마칸 사막의 남쪽으로 가는 서역남로가 있다.
이번 사진촬영 여행은 우루무치를 거쳐 카슈가르에서 파미르 고원에 이르는 천산남로 길을 택했다. 사진촬영의 중심지로는 동·서양 문물교류의 흔적이 남아있는 실크로드의 대표적인 중심지인 카슈가르(Kashgar)의 구시가지와 파미르 고원의 타지크 족이 모여 사는 타스쿠르칸 지역을 촬영지로 택했다.
3년이라는 짧은 시간과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문명의 틀 안에서 수천 년이 지난 실크로드를 통해 이루어진 다양한 문화와 예술을 카메라에 모든 것을 담을 수 없겠으나,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 생활 속에 깃든 문화와 예술은 아직도 남아있으리라 생각하며 카메라에 담아보고자 했다.



silk03.JPG » 김진선  
김진선
작가노트
실크로드의 진주 카슈가르, 낯설고 어색한 중국이었다.
단지 골목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은 친근하고 낯설지 않다.
동심은 차별이 없으니 마음이 평화롭다.
 


silk04.jpg » 오영기
오영기
작가노트
위그로족의 나라
그들은 매력이 넘치고 친절하며 한국사람들을 좋아한다.
한족의 대한 반한감정이 많이 있으며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원하는 민족이다.
묘한 분위기들. 동양이지만 이국적인 분위기 양고기와 난을 주식으로 먹는 사람들.
하지만 그 안에 삶은 사람들의 정이 넘쳐 흐르며, 구시가지 골목길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고 동네 아낙네들이 집 앞에 나와 오순도순 이야기 나누는 모습이 언제부터인가 잃어버린 우리들의 모습들이 아닌가?
카슈가르 파미르고원의 사는 사람들은 중국이 아닌 또 다른 나라가 있는 실크로드의 중심지임이 틀림없다.



아래는 이번 5인 단체전을 기획한 지도교수 정영혁의 전시소개 글이다. 전문을 옮긴다.


The True of  Lens
정영혁(한국콘텐츠생산연구소 소장)
 
 21세기 들어 대중에게 가장 관심 있는 콘텐츠는 여행이다. 주 5일 근무 그리고 여가문화의 새로운 트렌드에 따른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가 여행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것은 현 시점에서 여행이 대중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자기만족에 이르는 행복에 도달한다는 안도감을 준다. 더 나아가 여행은 낯선 공간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 혹은 낯익은 장소에서 누구의 구속도 없이 자신을 떠맡기려는 보상 심리가 큰 작용을 한다. 이때 사진이 필수다. 왜냐하면 디지털 사진술의 등장으로 촬영의 편리함과 동시에 즉석에서 이미지를 생산해낼 수 있는 기술 덕분이다. 그러므로 디지털 사진기는 자신의 노출을 거리낌없이 드러내는 대중들과 함께 여행의 영원한 동반자가 되었다. 사진의 역사적 관점에서 본다면 ‘프로젝트 여행’을 통한 사진 대가들의 기록이 곧 다큐멘터리 사진 역사의 한 부분을 차지했다. 스위스 출신의 로버트 프랭크는 이방인의 시선으로 미국 전역을 1년 동안 여행하며 1950년대 미국 문명사회를 비판적 시각으로 기록한 사진집 <미국인>(The Americans)이 대표적인 사례다. 로버트 프랭크는 이전의 미국적 다큐멘터리 스타일과는 다르게 사진에 영상이라는 시적 이미지를 첨가하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즉 일반론적인 다큐멘터리 속성의 객관성이 결여된 주관적 스타일로 다큐멘터리 사진 영역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사진가이자 포토저널리스트인 스티브 맥커리가 기록한 사진들은 대중들에게 상당한 흥미와 볼거리 그리고 거리 사진에 새로운 담론을 제공하고 있다. 1984년 내셔널지오그래픽 표지를 장식한 ‘아프간 소녀’라는 한 장의 사진을 통해 세계적인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킨 스티브 맥커리의 사진은 렌즈에 비친 진실의 기록에 기초하고 있다. 지리적 장벽을 극복하며 세계를 여행하는 그는 인간 휴머니즘에 바탕을 두며, 지구촌의 사람들의 ‘일상의 삶’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열린 세상의 한 부분을 촬영한다는 것은 그 결과가 다른 사람들에게 그곳에 눈을 뜨게 만든다. 물론 촬영이라는 것이 셔터 찬스에 의한 순간의 소유지만 결과물은 영원한 감상을 제공한다. 렌즈를 통해본 진실은 시각적 조형성을 창조한다. 인간의 시각과 가장 닮아있는 사진 언어를 창조한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의 ‘결정적 순간’이 사진의 진실과 본질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은 말이 없다. 그러나 브레송의 렌즈는 우리가 경험하는 것처럼 유머스럽고, 슬프고, 기쁘고, 비극적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진은 말이 없는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이렇듯 렌즈로 본 진실의 기록이 사진술의 진면목이다. 다큐멘터리 사진의 정의는 누군가 현장의 그곳을 보고 거짓 없이 기록하는 것이다. 그 현장은 ‘결정적 순간’에 의해 개인 소유를 벗어나 감상할 수 있는 대중 이미지로 전환되는 것이다. 아무도 모르는 미지의 세계가 아니더라도 사진가의 독특한 시각에 투영된 세계는 늘 세상의 관심거리가 된다.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고, 분노하게 하고, 동정심을 유발하고, 새로운 법안을 제정하게 하고, 기금을 조성하기도 한다. 때론 국가와 민족 간의 분쟁을 야기한다. 그만큼 사진 이미지의 힘은 무서운 것이다. 물론 렌즈에 비친 진실의 기록이 담보되어야만 한다.
 
  동서간 문명 교류의 대동맥인 실크 로드를 여행한다는 것은 ‘살아있는 길 위의 역사’를 탐방하는 것이다. 비단길인 실크 로드는 고대중국과 서역 각국 간에 비단을 비롯한  무역로로 현재까지도 과거의 길이 현존하고 있다. 프로젝트 기행 ‘실크로드를 넘어’(More Than A Silk Road)는 신장 우루무치를 시작으로 실크로드의 꽃으로 불리는 구시가지 카슈가르, 고대 왕국 쿠처, 중앙아시아와 맞닿는 파미르 고원을 비롯한 타림 분지(물을 모으는 곳), 즉 중국 신장웨이얼자치구 서쪽을 다큐멘터리한 것이다. 신장 우루무치를 기점으로 위치한 톈산북로를 따라 이동한  코스는 텍스트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비단길을 체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다. 중국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과거 인도와 러시아 연방의 교역 중심지였던 카슈가르는 위구르족, 우즈베크족, 키르키스족, 타지크족, 한족 등 총 23개의 소수민족이 거주하고 있다. 그곳에서 이슬람교를 신봉하며 서역의 문화 특색의 건축 양식, 무늬, 의상, 디자인 등을 엿볼 수 있었다. 한편으론 그들의 뿌리를 익히 알고 있음에도 아주 가까이에서 그들의 생활환경, 종교, 풍습, 외형 등 중국 민족과는 전혀 다름에 새삼 놀라웠다. 마치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공화국에 있는 듯했다. 렌즈에 비친 독특한 도시 구조 즉, 미로 같은 구시가지는 과거 한국의 외곽 동네의 골목길을 연상케 한다. 좁은 골목길을 뛰노는 아이들, 마실을 나온 할머니와 젊은 아주머니, 진한 빵 굽는 냄새를 풍기는 빵집, 주식인 양고기를 파는 노점, 자수를 놓는 할머니, 민속 공예품을 만드는 장인 등 매우 서민적 삶을 관찰할 수 있었다. 우팔시장의 전통은 우리의 재래 장터와 흡사하다. 각종 수공예품 생활필수품이 판매되며, 양과 소의 경매가 이루어지고 먹을거리 또한 풍성한 잔치 분위기다. 그리고 파미르 고원으로 가는 길목에 마주한 광활한 대초원의 풍광과 어우러진 낙타 떼의 이동이 매우 감동적인 풍광이었다. 마치 그 옛날 동서 실크로드의 이동 수단인 낙타의 이동 현장에 서있는 듯했다.
 
  하늘 아래 평화롭기 그지없는 오아시스 도시에서 8박9일의 일정으로 텐샨북로 촬영 기행은 경이로웠다. 실크로드 현장에서 렌즈를 통해 고대의 역사를 관찰한다는 것은 여간 행복한 일이 아니다. 단순히 낯선 풍경을 촬영했다기 보다는 실크 로드의 역사와 문화의 현장을 직접 체험했다는 사실의 기록이 중요한 것이다. 이번 1차 ‘실크로드를 넘어’에 참가한 5명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한다는 것은 서로 다른 렌즈의 시각에 비친 다양한 실크 로드의 현주소를 관찰하는 것이다. 눈을 지그시 감고 촬영 여행 동안 시각적으로 관찰되어진 기억 그리고 기록된 사진 이미지를 상상하면 한편의 짧은 영화장면처럼 스쳐지나 간다. 그 장면들의 유혹이 사라지기 전에 2018년 다른 통로의 실크로드를 기획해본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사진/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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