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아래 첫 갤러리 아트 세빈

사진마을 2017.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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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아트 세빈과 새만금 사진전

최영진 <잃어버린 갯벌, 새만금>


artseb01.jpg » 갤러리 '아트 세빈'입구

artseb02.jpg » 갤러리 안에서 바라본 국립공원 북한산


곽세빈 관장 인터뷰

"작가 위해 전시, 판매까지 이어져야" 


북한산국립공원 정릉탐방지원 안내소를 지나면 바로 북한산 자락이다. 단풍이 붉게 물들다 못해 낙엽으로 떨어지고 있는 지난 16일 지하철을 타고 우이신설선 북한산보국문역에서 내렸다. 산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아무거나 타고 세 정거장만 가면 종점이라 더 못 가서 내려야 한다. 그리고 산 방향으로1분 만 걸어가면 왼쪽에 갤러리 ‘아트 세빈’이 떡 하니 버티고 있다. 뜻밖의 공간에 자리한 갤러리라서 처음엔 좀 뜨악했다. 보통 이런 자리라면 막걸리, 메밀묵 등을 파는 곳이거나 등산용품을 파는 곳이 들어있기 마련이다. 아니나 다를까 갤러리가 있는 건물의 2층은 노래방설비가 갖춰졌다는 주점 겸 식당이었다. 전시장 입구엔 지나가는 모든 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조각이 하나 서있다. 조각가 김영우씨의 작품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서 갤러리 관장 곽세빈씨와 이야기를 나눴다.
 
 곽 관장은 북악스카이웨이 쪽에서 갤러리를 3년 넘게 하다가 최근에 이곳으로 옮겼다. 그는 대학에서 공예전공을 했으나 졸업 후엔 작품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도 전공자이니 늘 전시장 구경도 했고 예술분야에 두루 관심이 있었다. 살고 있는 도곡동 집 앞에 오래된 갤러리가 하나 있었는데 자주 들렀다고 했다. 그 갤러리 주인이 어느날 자주 기웃거리는 곽 관장에게 “나이도 있고 힘이 달리는데 갤러리를 접고 싶진 않으니까 당신이 여기 와서 맘대로 하시라. 다른 조건 필요 없고 전시만 오픈해달라”라고 제의했다. 그래서 한 1년 갤러리 일을 맡게 되었다. 누가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었고 월급받는 일도 아니었으며 그냥 배웠다. 그리곤 또 좀 쉬다가 2014년에 처음으로 내 갤러리를 북악스카이웨이 쪽에서 열게 되었다. 곽 관장은 이렇게 말했다. “집 앞의 갤러리에서 1년 수습한 것도 그렇고 북악스카이웨이에서 내 갤러리를 연 것도 그렇고 난 우연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누가 나에게 그러더라. ‘내가 당신을 처음 만났을 때 갤러리를 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갤러리 하면서 좋은 작가를 만나 알리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다녔다. 당신이. 그러니 우연이 아닌 것이다.’나는 그걸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세상에 우연이란 것은 없나 보다.”
 
  곽 관장은 북악 쪽 아트 세빈을 접고 다시 좀 쉬었다. 여전히 작품을 보는 것은 좋았으니 여기저기 컬렉션을 하고 다녔다. 맨 처음엔 내가 어리고 순수하다 보니 작가들에게 전시만 열어주면 도와주는 것인 줄 알았다. 그게 아니었다. 해보니까 전시만 열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팔아서, 팔리게 해서 계속 작업을 하게 해줘야 도와주는 것이란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갤러리에서 전시하는 작가는 모두 초대전인가? 작가를 선정하는 기준이 무엇일까?
 “모두 초대전 맞다. 기준은…. 내 마음에 들어야 한다. (웃음) 우선 현대미술이다. 현대미술의 기준? 시대성도 있어야겠지. 시대의 아픔을 읽어준다면 좋고 긍정적인 것도 좋다. 그 다음으로 작가를 본다. 얼마나 성실하게 작업을 꾸준히 해왔는지를 본다. 한시적인 전시를 위해 일하는 작가가 아니라 계속하는 작가. 분야는 고루고루 한다. 회화도 있고 공예도 있고 사진도 초대한다.”
 
 -북한산으로 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번 갤러리에서 그리 멀지 않다. 산책하러 이곳에 자주 왔기 때문에 잘 아는 동네고 끌리는 점이 많았다. 자연과 예술은 같이 가는 것. 자연에서 힐링하고 예술 보고 힐링하고 그렇다. 도곡동 집 근처도 임대 물건이 나오는 것을 보고 있었으나 건물 빌딩 안으로 들어가버리는 곳이다. 그러다가 지금 북한산 밑, 이 자리에 ‘임대’가 붙었더라.”
 
 -갤러리 장소로는 너무 외곽이 아닐까? 동네 주민들의 반응은?
 “여기가 등산로 바로 초입이다. 등산객들이 꽤 많이 지나간다. 그리고 관심 있게 쳐다보고 들어온다. 시내에 있는 갤러리보다 한결 사람이 많이 들어온다. 그리고 동네 주민들도 대단히 좋아했다. 식당과 옷가게만 있는 곳이었는데 제대로 된 문화공간이 들어왔다고 반색한다. 3일에 한 번꼴로 전시장을 찾는 주민도 있는데 매일 오고 싶지만 무료로 들어오니 미안해서 매일 못 온다고 하더라 (웃음)”




최영진 작가 인터뷰

"갯벌은 나의 고향. 새만금은 조화의 파괴"


  현재 갤러리 ‘아트 세빈’에선 최영진의 사진전 <잃어버린 갯벌, 새만금 (Lost Tideland)>가 열리고 있다. 12월 17일까지 한다. 아트 세빈(070 8800 4946)
 곽 관장과의 대화가 마무리될 무렵 최영진 작가가 전시장에 들어섰다. 최 작가는 2003년 장대한 갯벌 사진으로 사진전 <라 마르(Lamar)>를 시작한 이래로 지난해 갤러리 브레송에서 <공생을 묻다>전시까지 개인전을 십수 차례 열었다. 이번 <잃어버린 갯벌, 새만금>은 지난 2003년부터 찍어온 새만금의 역사를 담은 사진전이다. 이번 전시 개막에 맞춰 같은 이름의 미래환경그림책을 펴냈다. 이 책은 동화작가 우현옥의 글과 최영진의 사진이 결합된 것이다.
 
 -이번 전시가 어떤 작업인지, 그리고 새만금 작업 전반에 대해 설명해달라.
 “2003년은 말 그대로 스케치였다. 어떻게 작업하면 좋을지 1년간 고민했다. 2004년 1월에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한 달에 3번꼴로, 한 번가면 3일 정도 머물면서 5년 동안 줄기차게 찍었다. 그러다 2008년에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서쪽바다 새만금>전시를 열었다. 그 이후로는 물막이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내부의 환경변화가 둔해지니 한 달에 한 번꼴로 촬영했다. 그리곤 차츰 한 계절에 한 번꼴로 간다.”


artseb04.jpg artseb05.jpg artseb07.jpg  


 -전시장을 둘러봤는데 조개 캐는 어민도 있고 아름다운 풍경도 있고 철새의 군무에다 죽어가는 생명체도 있는 등 다양하기 이를 때 없다. 이번 전시는 어떤 것인가?
 “나는 사진을 어디서 배운 적이 없고 독학했다. 지금 나는 인문학 공부를 매일 한다. 노자사상을 베이스로 깔고 있다. 노자의 사상을 시각화하는 작업이다. 갯벌을 주인공으로 하는 입장에서 보면 갯벌로 사람이 조개를 캐러 오기도 하고 철새가 먹이를 찾으러 오기도 한다. 또한 해가 지고 구름이 드리운다. 이 모든 것이 자연주의, 화, 조화, 소통이며 내 사진들은 그런 작업이다. 전시의 제arts1.jpg » 갤러리 앞에 선 최영진 작가목이 <잃어버린 갯벌, 새만금>이다. 우리는 새만금이 완공됨에 따라 무엇을 잃어버렸는가. 전시장에서 그 잃어버린 것을 만날 수 있다.”
 
 -다음 작업은 무엇인가?
 “내가 고향이 영광 백수다. 어릴 때부터 날마다 해가 지는 것을 봤고 갯벌이 뭔지 잘 안다. 그래서 처음에 펄을 찍었던 것은 운명적이다. 6인치 파노라마로 우주를 보듯, 아주 디테일하게 물의 자국과 흔적, 바람의 어떤 느낌까지 새겨내려고 했다. 3미터 크기로 인화해서 전시했다. 나의 작업은 펄, 간척, 해안선이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것이 해안선 작업이다. 여름에 해수욕장 가면 옆에 새만금, 그 옆에 춘장대해수욕장이 있다. 서로 상충하지 않느냐?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뭐 이런 작업이다. 나의 마지막 작업은 서해안의 섬 작업이 될 것이다. 앞으로 이삽심년 동안 할 것이다. 나는 섬을 간접적으로 접근할 것이다. 지금은 스케치 단계다. 섬의 탄생에 대해 지질학적으로 접근하려 한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작품사진/아트 세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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