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과 사진가의 합이 어우러져야

사진마을 2017. 06. 14
조회수 2397 추천수 0


신희옥 사진전 ‘시간공작소’(Time Atelier)가 14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종로구 가나아트 스페이스에서 열린다. 가나아트 스페이스는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6번 출구에서 인사동 쪽으로 걸어가면 찾을 수 있다. 문의 02-734-1333.

 이번 전시는 2014년부터 신희옥이 청계천 일대(입정동, 산림동, 장사동, 관수동)에 남아 있는 공구상가에서 찍은 사진들로 구성되어있다. 전시 개막을 몇 시간 앞두고 있는 신희옥 작가와 전화로 인터뷰를 했다.
 
 -전시 제목이 시간공작소, 영어로 Time Atelier라고 되어 있다. 어떤 의미인가?
“인터뷰를 하는 게 무섭다”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전시 제목이 의미심장해보여서 묻는 것이다.
 “하하. 이분들이 이 청계천 일대에서 일한 기간이 30년 이상씩 된다. 30년이면 한평생이다. 이분들이 머릿속 생각을 손으로 빚어내는 일을 한다. 30년…. 시간을 만들어왔다는 뜻에서 그렇게 지었다”
 
 -어떻게 이런 작업을 하게 되었나? 쉬운 사진이 아닐 것 같은데 어려운 점은?
 “꿈꽃팩토리에서 사진공부를 하면서 공동 프로젝트로 이 청계천 일대의 공구상가를 찍게 되었는데 다른 분들은 중도에 그만 두고 결국 나 혼자 남게 되었다. 다른 곳도 그렇지만 여기도 배타적이라서 힘들었다. 집중해서 일을 하는데 옆에서 셔터를 누르면 방해가 되지 않겠나? 그래서 한동안은 ‘찍지 마라, 뭐 찍을 게 있다고…. 오늘도 나오셨네, 인터넷에 올리면 안 돼, 이왕 찍을 거면 잘 좀 찍어봐요, 기록하느라 수고가 많아요. 요즘 일감이 점점 없어, 기계에 밀려서’ 이렇게 반응이 나오기까지 6개월은 걸린 것 같다. 처음엔 거부하던 어떤 사장님을 피해서 다른 골목으로 갔는데 그 사장님이 다른 상가에 와 있는 게 아닌가? 어색하고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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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궁금할 것이다. 어떻게 설득이 되었나?
 “인사를 자주 했다. 특별한 노하우가 없다. 매일 갔다. 1년에 며칠이나 갔느냐고? 매일 갔다. 일요일도 가고 설날도 가고 추석 때도 갔다. 아버님 제사가 있는 날에도 갔다. 어떤 날엔 아침저녁으로 두 번 가기도 했다. 그리고 꼬박꼬박 인사했더니 더 이상 뭐라고 그러지 않았다. 옆에 나와 나의 카메라가 있든 없든 신경 쓰지 않고 작업에 집중하시더라. 그러면서 편해졌다. 그분들도 작업하고 나는 사진 찍고 서로서로 집중하게 되었다”
 
 -다른 작업은 뭐가 있을까?
 “이사 가기 전 옛날 노량진 수산시장도 찍었고 수제화 거리도 찍었다. 사람을 찍었다. 일하는 모습만 찍은 것은 아니다. 수산시장엔 해산물만 있는 것이 아니라 파는 사람이 있어서 수산시장이다. 수제화 거리도 마찬가지고 이곳 청계천 상가도 마찬가지다. 그 공간에 사람이 있으니 그 공간이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사람이 있는 사진을 찍는다.”
 
 전시를 하게 된 것을 축하드린다고 하면서 전화를 끊으려고 했더니 인터뷰를 마무리하게 된 것을 대단히 기뻐하는 눈치가 역력히 드러났다.
 사진을 하나씩 다시 음미해봤다. 사진을 보면 사진을 찍는 사람도 보인다. 거리를 보면 그 공간에 있는 사람도 보인다. 역으로 말하자면 이렇다. 사진을 찍는 사람에 따라 사진이 달라진다. 그 공간에 있는 사람에 따라 그곳이 달라진다. 이 청계천의 상가는 30년 이상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따라 규정이 된다. 골목과 상가와 사람들이 어떻게 보일지는 사진을 찍는 사람에게 달려있기도 하지만 그 동네에 사는 사람에게도 달린 것이다. 그리하여 사진가와 그곳의 사람이 서로 합이 맞아야 하는 것이다. 어려울 것도 없고 쉬울 것도 없다. 신희옥의 사진 속에서 30년 넘게 이곳을 지키면서 일하는 사람들의 자부심이 보이고 정이 보이는 것은 신희옥이 1년 365일 그곳에 살다시피 갔으니 그 공간과 사람과 사진가의 합이 맞은 결과다.
 
 


 작가노트 신희옥
 
 금속끼리 부딪쳐 내는
 날카로운 불꽃들,
 시원한 공기가 그리워지는
 탁한 연기 속에서
 
 고갱의
 Where do we come from?
 Who are we?
 Where are we going?
 을 떠올려 본다.
 
 스스로 아름다운 마을
 
 구부러지고 좁은 골목길,
 회색의 낡고 허물어져 가는 모습을
 직선과 곡선으로 흐르는 시간의 색깔을 입혀
 경이로움을 보여준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다가오는 내일이
 어우러지는 곳
 
 사람들의 땀, 집중, 인내, 웃음, 희망이 가득한
 Time Atelier
 그들의 그 느낌을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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