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장 사진 73가지 논란, 사진이 뜨겁다

ekamoon 2011. 04. 29
조회수 204631 추천수 0

   눈도 입도 즐거운 <논쟁이 있는 사진의 역사>
 졸리 상반신 노출, 신부-수녀 키스, 숲속 요정…
 초상권, 누드, 포르노, 윤리, 조작 등 ‘멍석’ 깔아

 

 

   이 사진, 당신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책 <논쟁이 있는 사진의 역사>에 실려있는 ‘논쟁 사진’들 중에서 독자 여러분과 토론하고 싶은 아주 재미있는 사례들이 있습니다.  5월2일부터 주마다 한 번씩 8회에 걸쳐 사진을 보여드리고 책에 언급된 기초적인 자료를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사진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여러분이 의견을 밝히시면 저도 토론에 동참하겠습니다. 8회에 걸쳐 모두 동참하신 분들에겐 한겨레가 마련한 소정의 기념품을 배송해드리겠습니다. 트위터로 참여하시는 것도 환영합니다. 곽윤섭 트위터 @kwakclinic 편집자
 
 ◈ 시리즈 차례
 1회: 안젤리나 졸리의 상반신 노출, 외설이냐 예술이냐
 2회: 베네통사의 광고사진, 발칙한 ‘도발ㄴ
 3회: 뤼크 들라예, 표현의 자유와 초상권의 대립
 4회: 프랑크 푸르니에와 사진가의 현장윤리
 5회: 세바스티앙 살가도와 타인의 고통
 6회: 다이애나비의 마지막 사진과 파파라치
 7회: 제프 쿤스의 사진 표절과 원작의 고유성
 8회: 만 레이와 사진의 가격

 
 
 a1.jpg

1992년 올리비에로 토스카니가 베네통광고를 위해 찍은 ‘입맞춤하는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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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0년 열 한살짜리 소녀 프랜시스 그리피스가 찍었다는 숲속의 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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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7월 20일. 달위의 버즈 올드린.

 


a2.jpg

1984~1985년. 세바스티앙 살가두가 찍은 에티오피아 사헬.

 


a6.jpg

 

          1930년대에 찍은 원본엔 스탈린(오른쪽에서 두번째)의 오른쪽에 레조프가 있었으나 1939년 레조프가 숙청당하자 사진에서

          아예 지워버렸다.

 

 

      a4.jpg

1999년 뤼크 들라예가 지하철에서 찍은 시리즈 ‘타자’ 중 한 장.                    

 


 사진은 탄생과정부터 논쟁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1839년에 최초로 다게레오타입이 원조라고 공표되었으나 니엡스 외 몇몇 선두주자의 사진이 먼저 세상에 선을 보였던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마치 한국 최초의 자장면집이 어딘지를 따지는 논란과 다를 바가 없는 논쟁이다.
 <논쟁이 있는 사진의 역사>에 실린 73장의 사진은 각각 뜨거운 논쟁을 담고 있다. 사진이 예술인가라는 근원적인 물음부터 시작해 저작권, 초상권, 아동  나체, 포르노, 사진가의 윤리, 사진 조작 등의 문제는 사실상 사진의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셜록 홈스의 작가 아서 코난 도일까지 뛰어들어 진위 추적
 
 결론이 난 사례도 있지만 여전히 불투명하고 아마 영원히 결론이 나지 않을 논쟁도 있다. 이는 사진의 속성 탓이기도 하고 덕분이기도 하다. (사진이 탄생하기 전의) 그림과 달리 사진은 극도의 사실성이란 유례가 없는 우월성을 이마에 붙이고 태어났다. 사진은 곧 진실이며 사진에 찍힌 사건은 역사이며 기록이라는 주장이다. 때문에 백 마디의 말보다 사진 한 장이 더 위력적이란 명제도 생겨났다.
 그러나 사진은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매체다. 1920년 열한 살짜리 소녀가 찍은 사진에 놀랍게도 숲 속의 요정이 등장했다. 요정은 동화에나 등장하지 않는가! 지금 보면 조잡한 합성이 분명한데도 당시엔 전 영국을 뒤집어 놓았다. 셜록 홈스의 작가 아서 코난 도일까지 뛰어들어 그 사진의 진실을 밝히려고 들었다. 무려 60년이나 지나서 사진에 등장한 소녀가 조작임을 자백했지만 찍은 이는 끝내 진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본인이 본인의 사진에 세뇌당한 경우다.
 1969년 나사가 공개한 달 탐사 사진도 논쟁의 도마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소련과의 우주 개발 경쟁에서 이기고 싶은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사기극을 펼쳤다는 음모론은 아직 유효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쓴 루이스 캐럴은 사진찍기를 좋아했다. 그가 즐겨 찍은 사진은 헐렁한 옷차림의 소녀들이었고 곧 사진가의 아동성애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었다. 십수 년 동안 논란이 계속되자 루이스 캐럴은 사진찍기를 중단했고 대부분의 사진도 없애버렸다. 정확한 사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여전히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지하철에서 찍은 익명의 승객 사진 소송 걸렸는데…
 
 책엔 누드 사진을 둘러싼 논쟁이 여러 편 소개된다. 2004년 잡지 표지로 쓰기 위해 찍은 안젤리나 졸리의 상반신 노출 사진은 하얀 말이 졸리의 가슴에 코를 묻고 있다. 비난을 우려한 나머지 잡지사는 제본을 마치고도 배포, 판매를 포기해버렸다. 흥행의 성공을 위해 노골적으로 논쟁을 불러일으킨 사진도 있다. ‘신부와 키스하는 수녀’를 비롯해 숱한 화젯거리를 제공했고 의도적으로 논쟁의 한 복판에 뛰어든 베네통의 광고사진들이 대표적 사례다.
 20세기 후반에 나타나 현시점까지 활동하는 가장 강력한 다큐멘터리 사진가 세바스티앙 살가두는 “다소 억울하게” 논쟁에 휩싸인 경우다. 아프리카 사헬지방에서 벌어진 기근사태, 브라질에서 금을 찾는 노동자들, 땅을 잃은 농민들을 다룬 사진은 명백히 인류애적인 소명의식에서 비롯된 작품들이다. 하지만 어이없게 “불행과 고통을 상업적으로 미화한” 대표적 사례로 지목당했고 사진평론가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 미국 대공황시대 때 농업안정국의 기획에 참여해 미국 농민의 참사를 촬영한 도로시아 랭도 같은 비판을 받아야 했다. 타인의 고통을 “너무 미적으로” 표현했다는 것이 골자다.
 생활사진가들이 자주 직면하는 고민이며 궁금해하는 사례도 들어있다. 초상권과 표현의 자유 사이의 충돌이다. 1995년부터 1997년 사이에 지하철에서 카메라를 목에 걸고 주머니 속에 든 셔터를 눌러서 익명의 승객들 사진을 찍었던 뤼크 들라예는 1999년 사진집을 냈고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승객 중 한 명이 10만 프랑짜리 소송을 제기했다. 결론만 말하면 표현의 자유가 우선적으로 인정되었고 승객은 항소를 포기했다.
 
 “연대기적 기록이든 역사의 증언이든 단순한 일화든…”
 
 저자 중 한 명인 피르케르(상법 예술관련법 전문 변호사 겸 미술작품 수집가)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연대기적 기록이든 역사의 증언이든 단순한 일화든 사진 이미지는 계속 문제를 야기한다. 그 이야기에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독자 여러분에게 이런 문제를 제시하면서 이 책을 읽는 동안 참여하고 판단하는 반응을 떠보고도 싶었다”
 21세기 들어 사진은 전 세계인의 취미, 시대의 문화현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논쟁들은 사진을 찍고 감상하는 모든 이들에게 의미가 있다. 이 책은 토론의 장을 제공한다. 사적인 사진도 사회적이며 역사적인 성격을 띨 수 있기 때문이다.
 <논쟁이 있는 사진의 역사> 다니엘 지라르댕, 크리스티앙 피르케르 지음ㆍ정진국 옮김/미메시스ㆍ3만 9천 원
 곽윤섭기자 kwak1027@hani.co.kr, 사진 제공/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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