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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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오개 15

 

파노라마 포맷의 사진을 즐기게 된 계기는 미국에 살던 친구가 어렵게 구해준 ‘요셉 쿠델카‘(Josef Koudelka)의 사진집 <카오스>(chaos)를 보고 그 사진들에 매료된 후부터다. 물론 그는 매그넘 회원이어서 전 세계 어디든지 내전이나 전후의 상흔을 취재하기 용이한 입장이기는 하였으나 그의 사진에서 전해진 울림은 내 가슴에 깊고 크게 박혔다.  나를 사진세계로 깊숙하게 이끌어준 것은 전적으로 쿠델카의 영향력 덕분이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전혀 아니다.
그이의 사진들에서 흔히 ‘집시’가 대표작으로 불리지만 개인적으로는 ‘카오스’가 더 사진적인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한다.
 
 자작으로 어렵게 제작된 617 카메라로 애오개를 촬영하는 데는 근본적 난관이 있었다.
이 목측식 카메라는 최소거리가 3미터가 넘었는데 당연 애오개 골목들은 1미터 남짓이어서 촬영 최단거리가 나오지 않아 많은 작업들이 현상 때마다 버려지곤 했다.
물론 작은 부분을 컷팅해서 남겨 놓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지금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대안으로 x-pan이라는 135mm 파노라마타입 카메라를 사용하여 골목과 벽들을 촬영하였는데 이 카메라로도 더러는 거리를 확보하지 못해 버린 필름들이 많았다.
 
벽 사진들에서 애오개의 진정한 삶의 흔적들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의 역사가 만들어지고 쌓여간다. 이웃과 이웃한 집 사이에 소통의 거리가 있다. 벽으로 골목으로 작은 경계를 두고 쌓여가는 이야기들은 이 시대를 만들어가는 민초인 우리들의 역사다. 이런 역사가 어느 날 흔적없이 지워지고 사라져버리는 것을 생각하면 안타깝다. 우리가 애써 유구하다고 하는 우리들의 역사라는 것이 얼마나 기록이 부족한가. 희귀할 정도로 조금 남은 문헌으로 그 시대를 다시 복원하는 어처구니없는 역사를 우리는 다시 되풀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지 않은가?

 

 


 김준호 작가는 kjh.jpg
 
신구대, 중앙대 사진교육원을 수료했다. 
2006년 12월 갤러리비트 ‘06시선’, 2015년 4월 한미사진미술관 ‘욥기’ 등 19회에 걸쳐 단체전에 참여했고

2009년 11월 갤러리브레송 ‘느림’ 등 3회에 걸쳐 개인전을 열었다.  
2008년 동아닷컴 주관 국제사진콘테스트에서 포트폴리오 부문 동상을 수상했다. 
 
 www.facebook.com.JoonhoKim.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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