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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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상의 계절 >
 
한 해가 바뀌는 것은 순간이다.
정해 둔 규칙에 따라
시각이 바뀌고 날짜가 바뀌고
달이 바뀌고 해가 바뀐다.
뚜렷한 경계가 존재하고
넘으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인간의 방식이다.
 
12월이 끝나가고
2016년이 며칠 남지 않았는데도
가을은 아직 겨울 속에 남아있다.
가을의 끝이 언제인지
겨울의 시작이 언제인지
정할 수 없다.
12월에도 가을비는 내리고
가을과 함께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가을 낙엽은 아직도
하늘을 날고
발에 밟히고
그물에 매달려
젖은 낙엽으로 기억에 붙어 있다.
자연의 방식이다.
 
이제 2016년을 지운다.
젖은 낙엽을 떼어내고
그물에 걸린 과거를 풀어준다.
썩을 낙엽과 썩을 기억과 썩을 과거로
불을 피워 2016년의 나를 태운다.
부정(不正)한 과거의 부정(否定)이 아니라
부정(不定)한 미래의 긍정(肯定)을 위해서이다.
지워도 과거는 미래를 만들 것이고
붙잡고 있어도 과거는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운다.
무상(無常)의 방식이다.
나의 방식이다.

 

 


김원 작가의 여시아견(如是我見)

 

 직장인이다. 틈나는 대로 사진 작업을 한다. kw10001.jpg 쪽방촌과 기독교 수도원을 장기 작업으로 계속하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계속할 것이다.
 
 여시아견(如是我見)은 금강경에 나오는 말이다. 사진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본 것을 전달하는 것이라는 의미와 통한다.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는 것에 대한 상징이다. 쪽방촌, 수도원, 소소한 일상, 이 세 가지 주제가 내가 카메라로 보고 있는 것들이다. 내가 카메라로 본 세상, 그것이 여시아견(如是我見)이다.
 
 김원 페이스북 www.facebook.com/won.kim.5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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