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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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 한 줌 >
 
딱 한 줌이다.
 
늦가을 오후 네 시쯤
한 시간 남짓 창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는
햇빛처럼
 
얼굴에서 다리까지
한 몸 다 덮지 못하는
신문지 한 장 만큼의
햇볕처럼
 
긴 긴 오후
네 시쯤
불 꺼진 방문으로 들어와
 
밥은 먹었는지
돈은 있는지
잠은 잤는지
춥지는 않은지
아프지는 않은지
그런 이야기 말고
 
젊었을 때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
눈 보일 때 무슨 일을 했는지
아프지 않을 때 꿈은 무엇이었는지
학교 문 앞에도 못 갔는데 주유소 카운터는 어떻게 맡았는지
구구단을 몰라 짜장면 배달하며 계산은 어떻게 했는지
강동경찰서에 몇 층에 무슨 과가 몇 개 있는지
한남동 연예인 집은 어땠는지
아브라함은 이삭을 어떻게 했는지
예수는 간음하다 잡혀 온 여인을 어떻게 용서했는지
이런 이야기를
 
신문지 한 장 만큼의 햇빛
사라져
불 꺼진 쪽방 다시 어둠에 잠기기
전까지
 
쌓여 묵은 사십팔 년의 이야기
나의 이야기
내가 하는
딱 한 줌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김원 작가의 여시아견(如是我見)

 

 직장인이다. 틈나는 대로 사진 작업을 한다. kw10001.jpg 쪽방촌과 기독교 수도원을 장기 작업으로 계속하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계속할 것이다.
 
 여시아견(如是我見)은 금강경에 나오는 말이다. 사진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본 것을 전달하는 것이라는 의미와 통한다.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는 것에 대한 상징이다. 쪽방촌, 수도원, 소소한 일상, 이 세 가지 주제가 내가 카메라로 보고 있는 것들이다. 내가 카메라로 본 세상, 그것이 여시아견(如是我見)이다.
 
 김원 페이스북 www.facebook.com/won.kim.5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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