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이야~~
TV에서나 보거나, 바닷가에 돌아다니던 조그마한 게들이 실제로 아이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시장에 들렀다가 어렸을 적 생각이 나서 사왔습니다.
첫째 녀석, 신기한지 계속 쳐다만 봅니다.
"아빠 어렸을 적에는 저 게를 튀겨 먹기도 하고, 담가 먹기도 했어"
"오늘 시장에 갔다가 보이길래 우리 딸에게 아빠가 맛있는 거 해주려고 사왔어"
어느새, 게와 몇 번 눈빛 교환을 하더니만 게다리를 냉큼 집어듭니다.
두 마리나 딸려 오네요.~
물리지 않은 거에 감사하며 승리의 V
소금물에 해감을 하고,
밀가루 반죽에 게를 무칩니다. 게들은 안 들어가려고 발버둥을 치네요.
살아있는 게가 재미있는지, 첫째 녀석 계속 밀가루를 묻히고, 저는 무친 게를 받아 튀김기 속으로 쏙~~
이야…. 어느새 노릇노릇하게 튀겨집니다. 고소하니 맛있네요.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이라는 속담이 있지요.
순식간에 게들은 입속으로 쏙~~~그래서 먹는 사진이 없습니다.
다음날 이번에는 어제 잠들어서 요리를 못 했던 둘째 녀석까지 합동요리를 합니다.
오늘의 요리는 양파꽃 튀김~~~
앞치마에 두건까지…. 아빠는 그냥 트레이닝복~
주물락, 주물락, 양파 깊숙한 곳까지 밀가루, 계란 반죽이 잘 배도록~
둘째 녀석, 잘하고 있는지 감독하러 등장합니다. 요리가 아니라 감독하러….
음, 잘하고 있군. 어깨를 몇 번 두드리고 이네 흡족한지
V를 그리며 사라집니다.
지글지글, 보글보글…. 소리를 내며 양파꽃은 튀김기 속에서….
이후 사진은 또 없습니다. 먹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싱크대에 엄청난 설거지를 놔두고서 말이죠.
이진영작가는
몇 해전,
우연히 들른 ‘故 최민식 작가님’ 사진전에서
어른들의 비싼 장난감으로 여겨졌던 카메라가
칼과 총보다 더 큰 힘을 가진 무기인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 힘을 알기 위해, 대학원에 영상문화콘텐츠를 전공,
현재, 아빠 사진사로 평생을 함께할 가족들을
담는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며, 소소하게
각종 스냅을 담고 있다.
이진영 작가 블로그 http://jylee1052.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