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사진전문웹진 ‘사진마을’이 주관하고 여행사 ‘한겨레이티아이’가 진행한 한겨레포토워크숍 제23기 ‘서울편’이 지난 7월 23일 서울숲에서 열렸다. 한겨레신문사 청암홀에서 모여 사전강의를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숲으로 이동했다. 강의와 현장촬영에 동참했던 사진가 신동필씨와 한겨레 곽윤섭 선임기자가 사진을 심사했다. 근소한 차이로 선종석씨의 <서울숲이야기>를 최우수작으로 선정했다.

 

 

  최우수상 수상 소감 -선종석

 sun01.jpg » 최우수상 수상자 선종석

8월 16일 오후 곽윤섭 선생님으로부터 제 23기 포토워크숍 서울편 최우수상 수상소감을 써달라는 연락을 받고 좀 당황했습니다. 기대하지도 생각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취미로 한겨레 문화센터에서 처음 사진을 배운 것도 어언 6년이 지났습니다. 한겨레포토워크숍에 여러 번 참가했지만 짧은 시간에 사진 10장의 결과물을 제출하기란 여전히 쉽지 않을 일입니다.

공원이란 우리 모두 이용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휴식, 운동, 놀이, 산책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서울숲은 이런 곳”이란 말을 하고 싶었으며 서울숲을 이용하고 즐기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을 뿐입니다.

 

무더위에 함께 수고해주신 모든 참가자와 신동필 작가님, 곽윤섭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23기 심사평
 
 신동필 작가는 참가작들에 대해 “더운 날씨와 공개적인 장소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촬영 전에 무엇을 찍겠다는 마음의 준비와 사전조사가 부족했다. 서울숲을 형성하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하지 못한 것은, 초상권에서 자유롭지 못한 한계 때문일 것이다. 아쉬운 것은 전체적으로 사진이 ‘바라보는 것’에 머물렀다는 것이다.”라고 조언을 전해왔다.
 
 심사를 해서 누군가의 사진에 상을 주기로 결정을 하고 나면 심사평을 쓴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심사를 하는 과정과 그 결과를 쓰는 것이 심사평인데 그동안 한겨레포토워크숍에서 썼던 것은 심사평이 아니라 당선작에 대한 감상평인 경우가 많았다. 최우수작으로 결정된 작품이 아닌 나머지 작품들에 대해서도 두루 언급하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모든 출품작에 대해 토론식으로 심사를 하면 제대로 심사평을 쓸 수가 있으나 토론식 심사를 할 경우 심사위원들끼리 서로 상대방에 대해 의식하다 보면 객관적인 입장을 끝까지 유지하기 힘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토론 없이 각 심사위원이 지표화된 점수를 제출하고 합산하여 우열을 가리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일단 당선작이 정해지면 그 결정을 뒤엎지 못한다. 그래선 안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출품작에 비해 당선작이 가장 뛰어나다는 결론을 반드시 심사평에 포함해야 한다. 뛰어나지 않았다면 최우수작이 될 수가 없을 것 아닌가? 그러다 보니 당선작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주로 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늘 당선작을 결정하고 나면 아쉬움과 불만이 더 많이 보이기 때문에 난감한 경우가 많다.


 

 

최우수작 선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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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종석씨의 <서울숲이야기>는 두 심사위원의 점수를 합하여 가장 높게 평가되었다.

1. 한 장씩을 처리하는 솜씨가 뛰어났고 2. 반복적으로 본인만의 색깔을 드러나게 뭔가를 심어두려 했고 3. 열 장안에 연결력이 있었다.

이 정도면 대단히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어야 하는데 군데군데 아쉬움과 불만이 보이는 것도 사실이었다. 2번 항목에서 본인만의 색깔을 드러나게 하려고 했던 대목을 자세히 살펴보자. 사진 1에서 초점이 맞은 곳은 파란색 헬멧이며 다른 곳은 눈에 보이게 초점이 흐려졌다. 이 정도면 의도적인 행위라고 판단했다. 사진 2는 꼬마가 수도에서 물을 받는 장면인데 빠른 셔터속도 덕분에 물이 얼어붙었다. 이 또한 의도적이라고 봤다. 사진 3은 열 장 중에서 가장 평범했다. 사진 4는 더위를 식히는 시민들이 숨어든 그늘인데 공간이 분리되어 있다는 점에서 조금 봐줄 만했다. 찍는 사람과 왼쪽 오른쪽 원통의 공간이 모두 제각각이어서 좋다는 뜻이다. 사진 5는 스마트폰을 든 사람이 아날로그시대의 유산인 공중전화를 찍고 있다. 사진 6은 색의 덩어리다. 노랗고 초록색의 엄마 옆에서 빨간 토끼와 고양이의 아이가 파란 돌고래를 가지고 놀고 있다. 사진 8은 공간의 구분에 더해 전동 킥보드 두 대와 자전거 두 대의 비교가 차분하고 수다스럽게 펼쳐졌다. 사진 9는 보면 보인다. 사진 10은 조형물과 아래쪽 남자의 비교다. 전체 열 장은 서울숲, 더위, 여름, 휴식에 대한 이야기다. 연결력이 있다는 것은 더위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으로 이야기를 꾸렸다는 뜻인데 긴장감을 잃지 않았고 마무리를 사진 10으로 잘했다.

 

이 정도면 극찬인데 아쉬움은 어디에 있다는 말인지 살펴보자. 사진 1에서 초점을 파란 헬멧에만 둔 것은 의도가 아닐 수도 있다. 사진 2의 빠른 셔터는 다른 사진의 셔터 속도를 생각하니 이 또한 의도가 아닐 수도 있겠다 싶었다. 사진 2는 1/800초인데 사진 3은 1/8000초였다. 사진 2를 더 빠르게 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보이는 과감한 구성은 그 과감성 때문에 매끄럽지 못한 세부요소들이 곳곳에 걸러지지 않고 남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위를 받아들이는 시민들의 자세를 “더위 먹지 않고 의연하게” 잘 견지했다는 장점이 빼어나다.

 

 

 

노창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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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필씨와 의논하여 차점자에 대해서도 언급하기로 했다. 노창길씨의 <아이들 생각>이 근소한 차이로 2등을 했다. 사진을 찍는 (모든) 사람은 무엇인가를 보고 있다. 이 경우에는 10장 모두에 아이들이 등장한다. 사진을 찍는 노창길씨는 아이들을 보고 있다. 아이들은 무엇인가를 하고 있거나 보고 있다. 사진을 찍은 노씨는 무엇인가를 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있다. 아이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이것이 <아이들 생각>이다. 그런데 노씨가 찍은 사진을 보는 우리는 무엇을 보고 있는가? 사진에서 직접 그것이 드러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사진 8의 아이는 짝다리를 짚고 얼음과자를 먹으면서 뭔가 생각을 한다. 이 접점이 사진가가 우리에게 전달하려는 핵심이다. 이 아이가 뭘 생각하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이걸 이해할 수 있는지 아닌지는 사진가가 아니라 사진을 최종적으로 보는 독자에게 달려있다. 예전에 이렇게 짝다리 짚고 놀았던 사람들은 (그렇게) 이해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다르게 이해할 것이다. (어른이 된) 우리는 너무 멀리 와버려서 더 이상 아이들 생각을 이해할 수 없다.

 

그런데 말이다. (그림이 아닌) 사진이란 묘한 것이어서 사진을 찍은 사람의 이해하지 못하고 눌렀다고 하더라도 최종 수용자인 우리는 이해할 수도 있다. 이게 그림이었다면 (그림을 그린) 작가가 이해 못 하고 그렸을 수는 없다. 그건 작품도 뭣도 아니다. 이게 사진이므로 (사진을 찍은) 작가가 이해를 하지 않고 찍어도 된다. 돌려서 말하면 이해를 하고 찍을 수도 없다. 연출한 사진이 아니라면 찍힌 사람의 생각을 이해할 수가 없다. 노씨의 사진은 간결하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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