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은 그때 그 목욕탕에 그때 그 사진들을 걸다

사진마을 2016. 08. 16
조회수 25773 추천수 0


손대광 사진전 ‘광민탕: 다 때가 있다’

 

발가벗은 목욕탕에서 느닷없이

사진기를 들이대면 뺨 맞아도 싸다

  

근데 이 남자 앞에서는 가림이 없었다

자신도 단골로 다니며 허물을 벗고

장수사진부터 찍고 3년을 기록했다

  

42년 동네 ‘알몸 사랑방’이던 곳이

문을 닫자 아쉬웠다

  

주인의 흔쾌한 허락을 얻어 

시설 그대로 살려 전시를 꾸렸다

자신이 드러머인 악단 공연도 함께

  

처음부터 단골이었던 분도 왔다

잊고 잃어버린 일상이 되살아났다

  

때를 빡빡 민 것처럼 시원하다


 

gmt08.jpg » 지난 13일 부산시 수영구 수영로 606번길 광민탕 여탕에서 개막된 <광민탕-다 때가 있다>전시장을 찾은 손님들이 사진을 구경하고 있다. 왼쪽에서 두 번째가 광민탕 안주인 문연희씨.

 

  1974년 2월 22일 부산직할시 남구 광안동 122-33번지에 당시로서는 작지 않은 크기의 목욕탕이었던 광민탕이 문을 열었다. 부산시 목욕탕업 허가증 39호인 광민탕 안주인 문연희씨는 경주출신으로 “바씨어른(바깥시어른)의 이야기에 따르면 목욕탕 신축공사를 일본에서 건축하던 분에게 맡겼는데 ‘왜 이렇게 크게 짓느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 벽도 두껍게 했으니 겨울에 난방을 제대로 안 해도 크게 춥지 않았고 정화조도 뚜껑 여섯 개짜리로 했는데 듣기엔 당시 부산에서 정화조를 원칙대로 시공한 것은 어떤 군부대 한 곳과 더불어 광민탕이 유일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며느리 문씨는 남편 이귀동(70)씨와 함께 20여 년 전에 목욕탕 운영을 이어받아 올해 7월까지 42년 동
IMG_9459.jpg

 안 이 자리를 지켰고 입욕료 2천 원짜리 광민탕은 7월 27일 마지막 손님을 받고 문을 닫았다. 영문을 몰랐던 손님들은 “와 탕이 문을 안 여노?”라고 셔터가 내려진 광민탕 앞을 기웃거리다가 폐업을 알리는 ‘광민탕-주인백’의 자그마한 알림을 보고 아쉬워하며 발길을 돌렸다.

 

3대 걸쳐 100년 넘은 광안동 토박이 집안

 
 지난 13일 닫힌 여탕의 문이 다시 열렸다. 이날은 8년 전부터 이 광민탕의 단골손님이기도 했던 사진가 손대광씨가 최근 3년간 광민탕 남탕에서 찍은 사진으로 아직 목욕탕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여탕에서 사진전 <광민탕-다 때가 있다>을 여는 날이다. 드러머이기도 한 손씨는 양손에 스틱을 들고 <콩나물음악단>과 같이 기념공연에 직접 나섰다. 늘 아흔 살이 넘은 할아버지를 모시고 목욕탕을 찾는 권형석(24)씨가 즉석에서 임창정의 ‘소주 한잔’을 무반주로 열창했다. 에어컨이 없는 목욕탕  공간이 진짜 목욕탕처럼 후끈 달아올랐다. 손씨는 냉탕으로 사용하던 곳에 들어가 목욕탕에서 쓰던 대야를 엎어놓고 두드렸다. 

 
  자신의 목욕탕에서 사진을 둘러보던 안주인 문씨는 “시할아버님때부터 광안동에서 살아온 100년 넘는 토박이 집안이다. 바씨어른(바깥시어른)이 물려주신 이곳을 40년 넘게 했는데 여기서 문을 닫게 되어 조상님께 너무 죄송스럽고 동네분들에게도 죄송하다”며 연방 얼굴을 붉혔다. 


발가벗은 목욕탕에서 느닷없이 사진기를 들이대면 뺨 맞아도 싸다

그런데 이 남자 앞에서는 가림이 없었다

자신도 단골로 다니며 허물을 벗고 장수사진부터 찍고 3년을 기록했다

 

42년 동네 '알몸 사랑방'이 문을 닫자 아쉬웠다

주인의 흔쾌한 허락을 얻어 시설 그대로 살려 전시를 꾸렸다

드러머인 작가와 악단 공연도 함께, 처음부터 단골인 분도 왔다

 

잊고 잃어버린 일상이 되살아났다, 때를 빡빡 민 것처럼 시원하다


 gmt07.jpg » 목욕탕 사물함을 그대로 이용해 사진을 걸었다

손대광씨와 인터뷰를 하면서 목욕탕과 탕을 찍은 사진을 둘러보는데 수시로 관객들이 들어왔다. 절반 이상이 동네 사람들이자 탕의 단골손님들이다. 손님인 문채연(67)씨가 들어오면서 “내가 1990년부터 이 집 단골이다. 두 군데 대형호텔 사우나 멤버십회원인데 그런 곳에 잘 안가고 날마다 여기 온다 아이가. 술 먹고 우리 집엔 안가도 목욕탕엔 매일 왔다. 사무실이 이 동네라 가깝고 또 싸다. 오면 또 동네 지인들 한 두 명은 꼭 만나게 되는 이런 장점이 있다. 여긴 말 그대로 동네 분위기다. 광안동이 시골이 아니지만 도시에도 구수한 동네 분위기가 있는기다.”라고 말했다. 

 
 손씨가 “제가 카메라 들고 오니 이상하지 않던가?”라고 물었다. 문채연씨는 “어느 날 목욕탕에 젊은 작가가 오더니 빨가벗고 있는 궁디(궁둥이)도 찍고 그래서 이상했다. 자꾸 보니 이해가 되고 공감도 되더라. 나도 젊었을 때 빚 내가지고 산 큰 카메라 들고 촬영대회도 가보고 그래서 좀 아는데 이기(이 전시가) 아주 획기적인기라. 내가 찍으러 다닐 때는 택도 아인기(아닌 것이) 배우(모델)들 세워놓고 몇 십 명이 이래 찍고 저래 찍고 그랬는데 그거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런 목욕탕 같은 공간에서 이거 의미가 있다”라고 격려했다.
 
 목욕탕 바로 앞 골목 그늘에서 부채질하면서 의자 놓고 더위를 피하던 할머니 두 분도 이 동네 사람이자 탕 단골이다. 황계순(76)씨는 “아마 탕에 가장 많이 사진이 걸린 것이 우리 할아버지일 것이다. 목욕탕이 생겼을 때 막 우리도 이사 왔으니 탕하고 나이를 같이 먹었다. 40년 동안 다른 목욕탕은 딱 2번 가봤나 그렇다. 딴 데 갈 일이 없었지 뭐. 남자들 목욕하는 사진은 처음 본다. 보니까? 그게 그거지 뭐 허허허. 나도 찍혔는데 내가 씻고 옷 입고 나와 탕에 앉았는데 찍더라. ‘말로(뭐 하려고) 찍노?’ 했었다. 탕 남자 사장님이 편찮으셔서 더 못하고 문을 닫았다고 들었다. 어쩔 수 없제”라고 말했다.

gmt14.JPG » 전시가 열리고 있는 목욕탕안

gmt15.JPG » <콩나물음악단>의 축하공연

gmt16.JPG » 전시장 내부

gmt13.JPG » 전시가 열리고 있는 광민탕 입구. 폐업을 알리는 쪽지가 남탕에 붙어있다.

 
  ‘센텀’에 살지만 부모님이 있는 광민탕 이층 살림집에 다니러 온 목욕탕집 큰 아들 이병희(44)씨가 전시장에 들어왔다. 이씨는 “내가 태어나자마자 목욕탕이 생겼으니 목욕탕에서 살았다. 아침에 학교 갈 때 탕에서 세수하고 나갔다. 얼마 전에 내가 인천 계양 현장에 갈 일이 있어 김포에서 내려 66번 버스를 탔는데 기사님과 이야길 하게 되었다. 내 큰 가방이 눈길을 끌었는지 이런 저런 이야길 하다가 ‘부산’ 이라고 하니 자기도 부산이고 광안리라고 했다. 그래서 나도 집이 그쪽이라고 하니 혹시 ‘그 집’ 아느냐고 하다가 목욕탕 뒤에 살았다고 먼저 말씀하시더라. 20년 전쯤에 20년째 단골이었다고. 그래 내가 ‘제가 그 집 아들입니다’라고 했더니 ‘아!! 그렇나’하셨다. 40년 넘게 한 장소에서 목욕탕을 했으니 양정, 사상, 김해…. 이런데 가도 나이 드신 분들이 광민탕을 알기도 하는거다. 제가 행동이 조심스럽다. 할아버지 적부터 여기 계셨으니. 우리 집이 동네에서 우리 가족의 입장에선 생업이었지만 시공간을 떠나 동네 사람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던 곳이다”라고 설명했다.
 
 손대광 사진가는 광민탕의 시설을 그대로 살리는 방향으로 전시를 꾸몄다. 사물함에도 걸고 사물함 속에도 사진을 붙였다. 때밀이 기계에도 붙이고 샤워실에도 붙였으며 어른 너덧 명이 들어갈 만한 크기의 탕에는 대형 사진을 하나 연꽃과 함께 물에 띄웠다.
 
 손씨에게 이 작업을 어떻게 하게 되었는지 물었다. 그는 “2005년에 이 동네에서 자취를 하면서 처음 광민탕을 알게 되었다. 어릴 때 할아버지와 함께 동네 목욕탕을 간 기억 때문에 목욕을 좋아했고 광민탕을 단골로 삼기로 했다. 이유는 딱 하나였는데 목욕료가 2천 원으로 쌌기 때문이다. 시설이 낡았고 그랬다. 일본에 몇 년 가 있을 때도 목욕탕에 자주 갔다. 당시 400엔 정도 했다. 일본에선 목욕탕을 ‘센토’라고 하는데 돈 ‘전’자를 쓰니 ‘돈탕’이란 뜻이다. 그 생각이 나면서 여기 광민탕은 어떻게 장사를 할까 싶었다. 불편을 감수하고 손님들이 이곳에 오는 이유는 또 뭘까 궁금했다. 탕에 들어앉아 천장을 바라보며 슬슬 목욕탕에 대한 사진이야길 만들고 싶어졌다. 그러다 어느 날 결정적인 계기와 맞부닥쳤다. 저기 탕 입구에 붙어있는 사진의 주인공인 박정효씨다. 그날도 나는 목욕을 하고 있었는데 외발로 탄력 있게 퉁퉁 튀면서 들어오는 모습을 봤다. 옷을 입은 모습과 옷을 벗은 모습은 대단히 차이가 크다. 경이롭더라. 예전 최민식 선생의 외다리 외팔 ‘신문팔이’ 사진이 있다. 나도 아주 어렸을 때 남포동 충무동에 살았으니 그 ‘신문팔이’가 외다리로 계단을 올라가는 모습을 직접 본 적이 있다. 인상 깊었다. 사람이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어떤 조건에서도 어떤 힘을 가지고 살게 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저런 분의 모습을 허락을 받는다면 찍고 싶다는 생각이 굳어졌다.”
 
  그러나 사람들이 알몸을 드러내고 있는 공간에서 카메라를 꺼낸다는 것은 어떻게든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던 손대광씨의 카메라 앞에 처음 섰던 사람은 연탄집사장님이었다. 인상이 좋았고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거나 자기가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하면 도와주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탕에서 옆 손님의 때도 밀어주고 뭘 떨어뜨리면 먼저 주워주기도 하는 사람이었다. 항상 웃고 다녔다. 그래서 용기를 낸 손씨는 목욕탕 안주인께 연락해 광민탕에 오시는 연세 드신 분들 장수사진을 찍어주겠다고 제의했고 아니나 다를까 연탄집 사장님이 흔쾌하게 응했다. 장수사진도 하나 찍고 탕에서 상반신을 벗은 상태에서 예쁘게 빗질을 하는 모습도 찍었다.

 

gmt01.jpg » 목욕탕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손대광 작가(왼쪽) 사진: 손대광 작가쪽 제공

gmt03.jpg » 새벽, 손님들이 목욕탕 문이 열리길 기다리다 입장하고 있다. 손대광

gmt04.jpg » 전시중인 작품 손대광

gmt05.jpg » 전시중인 작품 손대광

gmt06.jpg » 전시중인 작품 손대광


 
 -카메라를 처음 꺼내들었을 때 주변의 반응이 어땠는가? 찍을 때 옷을 벗고 찍나?
 “광민탕은 단골이 훨씬 많다. 뭐라고 해야 하나 어떤 유대감 같은 것이 형성되어 있어서 손님 중 누군가에게 그런 일이 생기면 반감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흥미롭고 신선하게 받아들인다. 물론 그 몇 년 전부터 나도 단골이었고 찍진 않았지만 일부러 탕에 올 때 카메라를 들고 다니기도 했으니 내가 생판 남도 아니었고 카메라 자체는 익숙했을 것이다. 연탄집사장님을 찍고 액정으로 보여드렸더니 허허 웃으시면서 잘 나왔다고 하셨고 큰 용기를 얻었다. 그 뒤로는 일이 쉽게 풀렸다. 내가 알고 있는 단골손님들은 그 후로 내가 카메라를 들고 있으면 ‘오늘 쟤가 누굴 찍을 모양이다’라고 생각했다. 항상 하루에도 몇 명씩 낯선 손님이 오기도 한다. 그 땐 카메라를 내려놓고 눈치를 본다. 새 손님이 ‘목욕탕에 무슨 카메라?’라면서 신경 쓰이지 않을까 싶어 조심한다. 나도 당연히 벗고 찍는다. 사진도 찍지만 목욕하러 간 것이니 당연하다.”
 
 -사진에 찍힌 사람 중에 특히 기억나는 손님들이 있다면?
 “저기 중국집 옷을 입은 사람은 18살인 고등학교 때부터 중국집 배달을 시작했던 분으로 광안에 살지만 김해에서 중국집을 운영한다. 목욕탕에 오면서 가게 홍보를 위해 빨간 중국옷을 입고 온다. 저 사진은 30년 넘은 ‘모범운전사’인데 항상 ‘베스트 드라이버’ 명찰이 달린 기사복을 입고 오신다. 모두 자기 일에 자부심이 있다는 게 너무 보기 좋다. 쌍방울 팬티를 입은 이분은 올해 84살인데 몸은 좋지만 얼굴은 가려달라고 해서 저렇게 찍었다.”
 
 -저기 기도하는 듯한 사진이 있는데?
 “아. 목욕탕에 오는 사람들은 모두 자기만의 방식으로 목욕을 한다. 관찰해봤는데 무슨 의식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어떤 분은 같은 행동을 3번 이상씩 꼭 한다. 쌀집 사장님은 냉탕에서 운동을 많이 한다. 젊었을 때 쌀가마를 많이 졌을 것이다. 나보고 ‘80킬로 내가 못들 것 같지? 다 드는 방법이 있다. 힘으론 절대로 못 든다’라고 하시더라. 누구나 자기 분야에선 선수다. 저마다 자신의 몸에서 각별히 돌볼 부분이 있으니 그쪽에 집중하는 것이다. 중국집 사장님은 하루종일 면을 뽑으니까 저렇게 기도하듯 동작을 취하면서 몸을 푼다.”
 
 -요즘도 동네 목욕탕에선 소리를 하시는 분들이 있는가? 음악을 하니 그쪽에도 관심이 있을 것 같다.
 “연세 드신 분들은 어허…. 하는 소리, 구음을 내는 분이 많다. 이게 말 그대로 뜻도 없이 흥얼거리는데 자기 성대에서 가장 편한 음을 내는 것이다. 목이 편안한 소리, 몸이 편한 소리다. 사람마다 자기에게 딱 맞는 멜로디와 소리를 내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자기가 살아오면서 자기가 좋아했고 가장 잘하고 가장 어울리는 것을 가장 편한 자세에서 어허……. 하신다. 간혹 자리싸움이 나기도 한다. 단골마다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자리가 있는데 누가 선점했을 때 슬쩍 밀어내다가 들키는 경우다. 배가 툭 나오신 어르신들 사이에서 목소리가 오고 간다. 그러나 그 싸움이 1분을 넘는 일이 없다. 이 한 마디로 주로 마무리된다. ‘2천 원짜리 목욕탕 지가 전세 냈나?’ 2천 원에 목숨 걸 일이 없다는 거다. 하하하”
 
 -얼마나 자주 찍었나?
 “사진만 찍으러 온 것이 아니다. 좋아하니 자주 왔다. 본격적으로 찍기 시작한 3년 전부터는 겨울에는 정기휴일인 목요일 빼고 매일 왔고 여름에는 한 주에 서너 번 정도. 목욕비 많이 썼다. 그래도 사진작업의 주제가 술집이나 밥집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하하하”
 
 -목욕탕 사진전시는 언제 계획했나?gmt101.jpg » 전시장 작품 뒤에서 포즈를 취한 손대광 작가
 “약 두 달 전에 여주인 사장님이 폐업 말씀을 갑자기 하셨다. 많이 아쉬웠고 그 자리에서 목욕탕에서 전시를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흔쾌히 승낙하셨다. 철거를 예상하고 사진을 찍어온 것은 아니다. 일본에서 역사가 100년 넘은 목욕탕에서 목욕도 하고 사진도 찍은 적이 있다. 일본 목욕탕에선 여주인이 남탕과 여탕 접수대를 한꺼번에 보기도 한다. 그때 여주인이 굉장히 자부심이 가득 찬 목소리로 저기 선풍기는 메이지 몇 년이고 저 나무틀은 몇 십 년이고…. 하는데 부럽기 짝이 없었다. 우리나라도 동네 목욕탕이 있고 광민탕은 40년이 넘었으니 이런 것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다. 폐업한다니 탕에서 먼저 전시를 해 동네 단골손님에게 선보이는 것이 마땅할 같았다”
 
  <고독한 미식가>의 일본 작가 구스미 마사유키는 최근 동네의 오래된 목욕탕을 순례하는 내용의 신작 수필<낮의 목욕탕과 술>을 발표했다. 목욕탕을 단순히 몸을 씻는 곳이 아니라 일상에 대한 하나의 문화체험이야기로 풀었단 점에서 접근한 책이라 신선했고 부러웠다. 이번 ‘광민탕-다 때가 있다’ 전시는 예술을 위한 사진이 아니라 우리가 급속히 잊고, 잃어버리고 있는 일상을 돌보는 신선한 사진작업이라 낯설지도 않고 때를 밀고 난 것처럼 시원하며 소중하다.
 
 사진전은 19일까지 광민탕에서 열린다. 전시가 끝나면 광민탕은 헐리고 그 자리엔 빌라를 짓는다고 한다. 한편 손대광씨의 광민탕 작업은 오는 12월 2일부터 30일까지 서울 강남 스페이스22에서 ‘개관 3주년 기념 초대전’으로 크게 열릴 예정이다.
 

 부산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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