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교대근무
느슨한 긴장감이 햇살 헤집고 퇴근할 시간
외부의 찬바람과 갱내의 따스한 바람이
서로 교차를 이루는 갱 입구에서
갱 밖으로 나오는 안도의 숨소리와
갱 안으로 스미는 긴장의 숨소리가
서로 교차를 이루어 불빛 인사로
어제처럼 서로의 안부로 교대를 한다.
피로가 역력한 얼굴에는
가정으로의 귀로와
햇살 섞은 밝은 낯빛의 반가움에
환한 표정으로 이내 바뀌며
안전등의 불빛 또한 그림자를 만든다.
가정의 따스한 기억을 등짝에 짊어지고
가슴으로는 막장에서의 긴장감을 품은 채
선로를 따라 는적는적
천천히
한발 한발 옮긴다.
긴 숨소리가 철로를 따라 길을 인도한다.
박병문 작가는
태백 출생, 현재 오투리조트에서 근무,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 홍보운영위원과 한국리얼다큐사진가회회원.
2010년 제 24회 강원도 사진대전 대상, 2013년 제 1회 최민식 사진상 특별상 대상 등 여러 수상경력.
2014년 ‘아버지는 광부였다’ 개인전. 2013년 성남시청 초대전 '태백의 사계', 2014년 대한민국 국회초대전
'웅비하는 대한민국 그러게 말이다' 등 여러 단체전.
저서로 ‘금대봉의 야생화’, ‘아버지는 광부였다’ 사진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