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한 사진가들과 안동 갑시다

곽윤섭 2010. 03. 03
조회수 11015 추천수 1
하니포토워크숍 2기 18일부터 안동에서 열려
이갑철 신미식 임종진 등 강사진 ‘거물’

 
 
한겨레가 주최하는 하니포토워크숍 2기가 오는 3월 18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안동에서 열립니다.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을 이끌어줄 강사 중 저를 제외한 외부강사 세 분을 이 자리에서 소개합니다. 지난번에도 훌륭한 강사들이었지만 이번에도 그야말로 빵빵한 분들을 모시게 되어 저 스스로 만족스럽게 생각합니다. 이갑철, 신미식, 임종진 이렇게 세 분입니다. 소개를 위해 이들 세 강사들로부터 사진을 10장씩 받았습니다. 물론 그동안 이들의 사진세계를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다행히도 사진이 모두 다르고 특별했습니다.
 

■ 이갑철
사진으로 한 세대 굵직하게 채워
그가 지나가면 새로운 길이 난다
 
Untitled-12 copy.jpg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한 후 1984년 <거리의 양키들>, 1986년 , 1988년 <타인의 땅>까지 이십 대에 세 번의 개인전을 치러냈다. 마흔을 넘기기가 무섭게 2002년 ‘충돌과 반동’이라는 충격적인 작품을 들고 나왔다. 사진으로 한 세대를 굵직하게 채워 온 그의 눈은 인간의 눈이라기보다 카메라 렌즈화 된 눈, 카메라 아이(eye) 그 자체이다.
 
하니포토워크숍의 광고문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이것만 봐선 이갑철선생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십대에 개인전을 세 번 치르고 마흔이 될 때까지 공백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을 뿐입니다. 인간의 눈이 아닌 카메라아이 그 자체란 것은 극도의 찬사입니다만 그런 사진가는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 이갑철만을 위한 표현이라고 볼 순 없습니다. 그래서 이갑철선생을 더 잘 알아보기 위해 송수정(사진편집자, 전시기획자)씨가 낸 책 ‘우리가 사랑하는 다큐멘터리사진가 14인’에 들어있는 이갑철편을 발췌했습니다. 다음은 송수정씨가 쓴 이갑철론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아마 이갑철만큼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작업을 완성해 가는 작가도 드물 것이다. 자기를 완성하는 일이 작품을 완성하는 일임을, 그것이 자신의 숙명임을 그는 이미 알고 있다. 그러나 집착해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집착을 완전히 버려서도 안 되는 구도자의 운면. 오래전 스님을 꿈꾸었다는 그에게 깨달음의 화두가 사진으로 찾아온 모양이다. <충돌과 반동>에서는 원시적이고 주술적 세계가 강하게 두드러졌다면 지금의 그는 어느 것에도 매이지 않는 불교에 세계에 더 동화되어있는 듯 보인다. 그래서 상처를 낚는 주술사가 선의 세계에 빠져버린 듯하다. 앞으로 그는 어디로 갈 것인가. 그건 그 자신도 모를 일이다. 지금껏 그래 온 것처럼 남과 다른 방식으로 사진을 사랑했고 남과 다른 방식으로 사진을 풀어내리라는 것 말고는.
 
그 방향이 무엇이든 그가 지나가고 난 그 자리에 새로운 길이 났으면 좋겠다.”
 
그리 길지 않으니 꼼꼼히 읽어보고 난 다음에 아래 이갑철선생의 사진들을 보시면 좋겠습니다. 송씨가 이갑철선생을 잘 읽어낸 듯합니다. 안동에서 이갑철선생과 사진이야길 나눠보시면 그를 실감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안동,2000_축제의 밤.jpg
       ▲  안동 축제의 밤, 2000

남원,1990_선돌을 들어올리는 사내.jpg
              ▲  남원, 선돌을 들어올리는 사내. 1990

 
남해,1994.jpg
       ▲  남해, 1994
 
안동,1997_고무신을 들고.jpg
       ▲  안동, 고무신을 들고. 1997


■ 신미식
60여개 나라 여행, 책도 10여권 펴내
“그냥 즐기면서 편하게 찍어라” 소신
 
 
Untitled-13 copy.jpg20년 가까이 프리랜서 여행사진가로 60여 개 나라를 여행했고 다양한 매체에 글과 사진을 연재했다. 10여 권의 책과 10여 회의 전시회를 열었다. 지은 책으로 《머문자리》《떠나지 않으면 만남도 없다》《여행과 사진에 미치다》《고맙습니다》《I am a Photographer 나는 사진쟁이다》《감동이 오기 전에 셔터를 누르지 마라》《마다가스카르 이야기》등이 있다.
 
신미식작가의 경우엔 이 소갯글만 봐도 어떤 인물인지 그림이 그려집니다. 그러나 실제 신미식작가를 다 표현했다곤 할 수가 없습니다. 다행히 지난번 1기-뉴칼레도니아워크숍에서 1주일 넘게 같이 지내본 덕에 직접 그를 묘사할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고작 1주일이고 그 전후로 서너 번 본 것이 전부라서 저 또한 신작가를 잘 안다고 할 순 없습니다. 그냥 그가 이 글을 안 읽게 되길 바랄 뿐입니다.
 
현지에서 낮 동안 사진을 찍고 밤에 리뷰를 할 때면 그는 자주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아이 뭐 사진을 리뷰하겠다고 그래요. 그냥 즐기면서 편하게 찍으면 되지” 그래 놓곤 새벽 2시를 넘기면서 사진이야길 이어나가더군요.
 
현지로 떠나기 전 서울에서 사전강의를 할 때였습니다. 최봉림선생이 예의 그 진지하고 칼같은 강의를 마치고 나서 사람들이 모두 입술이 바짝 마르는 것을 깨닫게 되자 신작가는 “여러분들이 뭐 전쟁터라도 가는 것처럼 긴장하실 필요가 없어요. 재미있고 편하게 찍으면 됩니다.” 라며 한 템포를 늦추게 했습니다.
 
이번 2기-안동워크숍을 앞두고 며칠 전에 조용히(그는 원래 목소리를 깔아서 전화합니다) “취소할 수 없는 것을 알고 하는 말이지만 안동에 안가면 안될까요?”라고 문의해왔습니다. 옛날부터 찍고 싶었던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에 갈 기회가 갑자기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답했습니다.
“안됩니다.”
“그럴 줄 알았어. 그냥 안동갈게요.” 그래서 신작가는 예정대로 그냥 안동에 갑니다.
 
아래에 그가 보내준 사진들을 보시면서 그를 떠올려 보십시오.
 
62.jpg

 
100.jpg

 
170-5.jpg

 
187.jpg


 
■ 임종진
인권사진 찍는다고 ‘편한’ 직장도 훌쩍
작가와 그 작품 묘하게 일치하는 ‘장인’
 
 
Untitled-14 copy.jpg한겨레신문 편집국 사진부 기자를 하다가, 캄보디아 등 인권사진을 촬영을 위해 과감히 떠났다. 2007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선정 신진작가로 뽑혔고 사진집 《천만개의 사람꽃》과 《김광석, 그가 그리운 오후에》을 냈다.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임종진의 사진교실]을 진행했고, 사진교실 ‘달팽이 사진골방’을 운영하고 있다.
 
임종진작가를 묘사하는 소개문입니다만 역시 그의 장점 중의 일부만 보여주는 글입니다. 그리고 그의 단점은 전혀 빼먹고 시치미를 뗀 글입니다. 다행히도 임종진작가는 한겨레에서 같이 근무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조금 자세하게 소개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오랫동안 어떤 사람을 봐왔다고 해서 “그를 알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에 지나지 않음을, 나이 들면서 저도 느낍니다.
 
임종진은 한겨레에 오기 전, 말지에서 사진기자를 했습니다. 그를 한겨레로 모시기 위해 제가 무려 세 번인가 찾아가 포장마차에서 소주를 권했습니다. 마지못해 응하더니 한겨레에 와선 현장을 펄펄 날아다녔습니다. 그러더니 어느 날 위의 소개문에서처럼 인권사진을 찍는다면서 다시 날아가 버렸습니다. 대책이 없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의 사진을 보여드립니다. 작가와 그의 작품은 묘하게 일치합니다. 
 
CAMBODIA022.jpg

 
CAMBODIA004.jpg

 
CAMBODIA010.jpg

 
CAMBODIA019.jpg

하니포토워크숍의 상세한 안내와 신청은 여기를 참고하십시오. http://nuri.hani.co.kr/
 
곽윤섭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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