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미노산에 미노산장이 있다. 미노산장은 미노산에 있는 별장이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산장은 산에 오른 사람이 잠시 쉬거나 머물 수 있도록 지어 놓은 간이 시설의 느낌이 있다. 미노산장은 온천도 있고 카페도 있다. 간이 시설이 아니다. 오히려 중후한 분위기를 풍기는 미노별장이라 해야 의미가 통할 것 같다. 외관도 단아한 별장 크기다.
 
오두막에서 산장까지 걸어서 5분 정도 걸린다. 지척이다. 내 쪽에서 보자면 오두막에 딸린 노천온천인 셈이다. 산장까지는 오솔길이다. 조금 걷다 보면 오르막이 나온다. 산장이 가까워져 오면서 경사가 심해진다. 40도가 넘어 보인다. 경사로를 오르면 가파른 산자락에 산장이 보인다. 아담한 건물들이 몇 채 옹기종기 숲 속에 숨어 있다. 고즈넉한 곳이다.
 
산장에 들어서면 입구는 매표소다. 입욕료 700엔. 포인트를 적립하면 10번에 1번이 무료다. 매표소 위쪽으로 여탕이 있다.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남탕이 나온다. 다른 온천은 남탕과 여탕을 바꿔가며 쓰는 곳이 많은데 이곳은 정해놓고 쓴다. 일본에는 남녀혼탕 풍습이 있다. 지금도 혼탕이 남아있는 곳이 더러 있기는 하다. 관광지를 제외하고는 점점 없어지는 추세다. 매표소 옆에 아담한 카페가 있다.
 
남탕에 들어서면 탈의실이다. 탈의실에서 옷을 벗고 안으로 들어선다. 아담한 크기의 실내 탕이 보인다. 커다란 창 아래 테두리를 히노키 나무로 만들었다. 나무가 친근감을 준다. 대중탕이라고 하기엔 좀 작다. 작아도 불편을 느끼지는 못하는 건 손님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밖은 노천탕이다. 노천탕도 아담하긴 마찬가지다. 폭 2미터 정도에 길이가 5~6미터쯤 될까. 자연석으로 둘레를 만들어 온천수를 흐르게 해 놓았다. 노천탕은 이 산장의 백미다. 주변은 나무와 바위들이 준수한 산이다. 아래쪽으로 다누시마루 지역 전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자연경관을 감상하며 목욕을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탕 안에서 남자들은 말이 없다. 일행이 함께 들어온 경우도 마찬가지다. 공공장소라 생각해서 말을 아끼는 건지도 모른다. 다들 먼 곳을 바라보거나 눈을 감고 있다. 간간이 여탕 쪽에서 즐거운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남녀의 기질 차이인가.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바위에 기대어 앉아 있으면 온몸이 나른해진다. 졸릴 때는 그대로 잠시 눈을 붙인다. 편안하다. 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온몸으로 느끼는 순간이다.
 
목욕을 마치면 출출해진다. 카페로 간다. 편안한 의자에 앉으면 바람에 부드럽게 흔들리는 숲이 내려다보인다. 멀리 산과 들, 마을도 한눈에 들어온다. 좋은 전망은 이 산장의 자랑이다. 노천탕이건 카페건 어디나 마찬가지다. 다누시마루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도록 설계돼 있다. 카페에서 차도 마실 수 있고 식사도 가능하다. 음료는 대개 300엔 전후이고 식사는 정식이 1,200엔이다.
 
카페밖에 야생동물 주의라는 간판이 서 있다. 이곳에도 멧돼지가 출몰한단다. 활동시간이 밤이니 낮에는 걱정할 것 없다. 여우도 있고 너구리도 있고 산토끼도 있다고 한다. 2년 전에는 원숭이도 본 적이 있는데 요즘에는 볼 수가 없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산이 깊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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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준 작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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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이웃 일본을 깊이 알고 싶어 조기퇴직하고 백수가 됐다.

 

지인의 소개로 다누시마루 산기슭의 오두막을 거처로 정했다.

 

자전거를 벗삼아  보고 느낀 것들을 기록하며 유유자적하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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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을

2015.07.12 21:58:11

가고 싶은 곳이군요.

게으른꿀벌

2015.07.13 20:57:13

화사한 일식 비쥬얼에 낚이신 겁니다. ㅎ 

팀장님 오시면 제가 안내하지요

곽윤섭

2015.07.13 22:26:19

일식 비쥬얼이 식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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