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대전 계족산성 황톳길 다녀오는 버스 안에서…. (2015.4.12)

 

산줄기가 닭발처럼 퍼져나간 모습이라서 계족산이라 아름 붙은 산이다.

딱딱했던 임도에 황토를 깔기 시작하여 맨발로 다닐 수 있게 시도한 사람은  이 지역 소주회사 대표였다.

지금은 사라진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 그리운 소주 이름들이 떠오른다.

진로, 경월, 선양, 보배, 보해, 삼학, 금복주, 무학, 대선, 한일 등등….
 
   
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중략)…물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 정지용 ‘유리창’ 인용.

유리(琉璃)는 안과 밖을 경계 지으며, 멀고 가까움, 친밀함과 소원함, 소통과 불통이라는 단절감을  구체화한다.

유리창 밖 존재는 안쪽에 있는 사람과 차단되어 있지만 유리는 투명성을 담보로 단숨에  장면을 확보한다. 

창(窓)은 의식과 무의식의 통로이다.

이러한 유리의 투명성에 반하여 유리에 비친 모습은 현실과 환상, 실제와 가상이 혼재되어 나타난다.

그래서 영창(影窓)이라고 표현했는지도 모른다.
  
 
장면이 교차한다. 차창 밖 거리의 신비와 우울함이 밀폐된 공간인 차 안 tv 화면과  겹쳐져  창에 비친다.

반영은 상상을 자극한다. 왜곡된 자극의 시각이 혼돈으로 몰아넣으며 셔터를 눌러야한다는 동기를 불러 일으킨다.

장면의 모호성, 흐릿함, 애매함이 주는 사유의 풍성함, 그리고 허무함이란….

순간은 영원할 수 없기에 외로운 것이며 순간적이나마 일치감을 맛볼 수 있기에 황홀한 것이다.

포수는 한 덩이 납으로 그 순수를 겨냥하지만 매양 쏘는 것은 한 마리 상한 새에 지나지 않는다 - 박남수 ‘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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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아이디: norlam)작가는

 

부산 출생이며 고려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고 쌍용투자증권 등 금융 파생상품 관련 기업에서 근무.ksh2.JPG

건강회복의 일환으로 명상수련과  절집, 왕릉, 폐사지 등의  문화유산 답사기행과 걷기여행을 시작하였다.

 

법륜스님의 글 중에 -일어나는 모든 일은 잘된 것이다-라는 글귀를 늘 염두에 두고 산다.

 

늘어만 가는 음반, 공연장 티켓, 그동안 모아둔 수많은 내한공연 연주자 사인이 있는 포스터를 한적한 시골 창고 작업장 같은 곳에 패널로 걸어놓고 싶은 것이 작은 소망중 하나이다.

 

근래는  이미지 인문학, 디지털 미학 쪽에 관심을 두고 있다. 


 


 


 
 
 

♣H6s곽윤섭선임기자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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