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가 풍경을 만났을 때

곽윤섭 2014. 0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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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필 초대전 <다큐멘터리사진가의 풍경사진전 1: 기록과 기억의 풍경>

찍을 건 많은데 잘 풀리지 않아 10년동안 잠적

1달 히말라야 명상 끝에 돌아와 다시 현장으로


 

t-002.jpg » 네팔 포카라 2013. Digital. Pigment Print

 

 다큐멘터리사진가 신동필의 초대전 <다큐멘터리사진가의 풍경사진전 1: 기록과 기억의 풍경>이 <갤러리 브레송>에서 열리고 있다. 6월 5일까지. 갤러리 브레송은 충무로에 있고 서울 지하철 4호선 충무로역 5번출구에서 걸어갈 수 있다.

 신동필이란 사진가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재일조선인학교, 종군위안부, 비전향장기수, 홀트창립 50주년 기념 사진집, 탄광, 장애우 등 그의 사진이력을 보면 대단하다. 27일 전시장에서 신동필을 만났고 29일 전화로 보충하여 인터뷰를 했다.
 -사진을 언제부터 했나
 =시작을 따진다면 고등학교때 취미로 사진반활동을 했다. 80년대에 대학을 다녔는데 학교의 시위현장에 기자들이 오긴 왔지만 하나도 보도가 안 되더라. 그래서 내가 직접 찍어야하나 생각하고 시작했다. 그게 85년부터 90년 사이의 내 작업이다. 간간이 황학동도 갔다.
 -본격적으로 사진작업을 한 것은 언제부터인가
 =대학을 졸업하고 한동안 방황했다. 백수였다는 소리다. 그러면서도 꾸준히 민주화의 현장을 기록했다. 한겨레21이 창간된 1994년에 몇 달간 프리랜서로 일했다. 잡지판을 전전했으나 오래 붙어있을 수 없었다. 그러다가 어떻게 일본에서 2년 살게 되었다. 99년에 열었던 최초의 개인전 <교토 40번지>가 그 작업에서 나왔다. 교토 40번지에서 살고 있는 강제징용 1세대를 만나다 보니 원폭피해자, 민족학교도 차츰 알게되었다.
 -<광부 이춘하>라는 탄광사진은 언제 한 것인가
 =시간상으로 보면 그게 먼저다. 96년에 대학원에서 사진을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잡은 과제였다. 꽤나 진지하게 작업했다.
 -위안부들에 대한 관심은 언제 생겼나
 =99년 <교토 40번지>전시장에 휠체어를 탄 위안부 할머니 두 분이 오셨다. 그걸 계기로 나눔의 집을 자주 찾아다녔고 오랫동안 찍어왔다. 수요집회현장은 몇 번 안갔다. 그 현장은 비슷비슷하지 않는가. 제대로 보려면 그분들의 거주공간을 가야하는 것이지.
 -민족학교는 언제 전시했나?
 =2004년에 일본에서 전시했다. 재일조선인들의 민족학교는 일본에서 관심을 두지 않으려는 분위기였는데 내가 전시한 것이 일본에서 최초로 (대외적으로) 공개되는 순간이었던 것이다. 2009년에 <재일 민족학교>라는 사진집으로 나왔다.
 -비전향장기수는 또 어떻게 하게되었는가
 =2000년이었나….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9월에 송환될 때까지 63명을 담았다. 그해에 송환된 분이 모두 63명이었다.
 -굉장히 작업분야가 넓다. 시기가 거의 겹치는데 어떻게 이렇게 다 할 수 있었나? 아니 그보다 먼저 궁금한 것은 사진에 왜 뛰어들었나?
 =대학교때 사진을 찍기 시작했을 때 (당연하지만) 사진만 한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와 우리 민족에 대해 관심을 가졌고 고민했다. 작업은 원래 스타일이 그렇다. 대여섯개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한다.
 
 신동필은 2005년 한전플라자 갤러리에서 장애우 및 입양아에 관한 기록인 <사랑을 행동으로>전시를 끝으로 본인의 표현에 따르면 “10여년 방황하느라 사진을 내려놓았었다.” 바깥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거의 10년간 사진계에서 사라졌었다는데?
 =음…. 2004년 무렵이었다. 찍을 것은 많은데 잘 풀리는 게 없었다. (어떤 이유로) 다큐멘터리 사진가에 대한, 사람에 대한 애정이 사라졌다. 사진을 하는 사람이 싫어졌다. 그리고 먹고살아야 하는 현실적 문제도 컸다. 그 사이에 사진이 급속히 대중화되어 이제 현장을 찾는 사람들이 아주 많아졌다. 내 사진이 예술적으로 가야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그 10년간 있었다. 스마트폰으로도 현장다큐멘터리를 하는데 내가 그것을 찍을 필요가 있는가 싶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사진계로 다시 돌아온 것인가
 =돌아왔다고 봐도 좋다. 네팔 히말라야에서 1달 명상하면서 생각을 정리했는데 카메라가 있으니 사진도 찍었다. 다시 시작한다. 다음주부터 철도노동자를 찍을 것이다. 탄광을 포함해 노동자를 찍고 고향인 원주의 접경지역으로 유년시절에 머물었던 충북 충주시 엄정면의 농민도 찍을 것이다. 1980년대에 시작한 인물사진작업도 재개한다. 내가 만난 사람들을, (이제 만날 수 없게된 사람들을 제외하면) 만날 것이다.

 

t-001.jpg » 네팔 따투파니 2013. Digital. Pigment Print

t-0001.jpg » 일본 오키나와 2002. Type R-Print

t-004.jpg » 일본 오사카 2000. Type R-Print

t-005.jpg » 중국 돈황 1994. Type R-Print

t-006.jpg » 중국 천진 1994.Type R-Print

t-007.jpg » 프랑스 아를르 2004.Type R-Print

      
 
 -이야기 순서가 완전히 거꾸로 되었지만 이번 전시에 대해 말해달라
 =이번 전시는 제목 그대로 <다큐멘터리사진가의 풍경 1>이다. 갤러리 브레송에서 초대를 했으니까 가능한 전시다. 나 스스로는 풍경사진을 전시하려고 엄두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이런 기회가 또 없을 것 같아서 전시하게 되었다. 역시 고민을 많이 했다. 오래 사진을 떠나 있었는데 이번 전시를 계기로 내 마음을 잡는다고 생각했다. 부담스럽기도 했고 1999년 첫 개인전보다 더 어려웠다. 다큐사진보다 풍경이 더 어려웠다. 다큐사진가라고 풍경을 찍지 마라는 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내게 카메라가 있고 필름이 있는 상황이라면 눈 앞에 예쁜 게 있으면 찍는게 본능이다. 94년의 한 달 여행에 이어 지난해 연말의 한 달 여행이 내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두 번째 여행이 되었다. 나 돌아왔다.
 
 전시장에는 모두 31장이 걸려있다. 1994년 시바크롬 프린트 두 점을 포함하여 디아섹 액자와 원목액자로 구성되어있다. 작품 판매도 한다. 전시장에서 신동필과 자조가 섞인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다큐멘터리사진은 집에 걸어둘 만하진 않아” 이번 전시장에 걸린 사진은 사서 집에 걸어둘만큼 예쁘다. 물론 그냥 예쁜데 그친다면 소개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꼭 전시장 가서 볼 필요가 있다.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서울에 몇 남지 않은 사진전문 서점 <포토박스>가 바로 옆에 있으니 전시도 보고 사진집도 구경할 수 있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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